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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Mar 15. 2024

3월 15일, 난방을 끄다

아침 운동 후 동네 빵집에 들러 100% 통밀빵을 사고, 나간 김에 점심까지 먹고 들어오니 집안이 갑갑하다. 외부 기온 13도 정도였는데 이 정도면 집안이 갑갑하구나. 집 안 온도 23.5도이다. 미세먼지가 나쁘지 않아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면서 난방을 껐다. 과거에는 어땠는가 하면, 아파트 단지에서 난방을 중단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낮에 집에 없으니 잘 모르기도 했고. 

당분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는 않을 같으니 이대로 쭉 수 있으려나? 이참에 롱패딩도 세탁할까 하다가 늘 패딩을 세탁하면 한파가 찾아오던 기억이 있어서, 그냥 창가에 깔아 둔 러그만 세탁했다. 


난방 이야기가 나오면 생각나는 일화가 있다. 과거에 함께 일했던 동료 중에, 네팔에서 출생했고 유럽에서 공부해 시민권을 취득한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와 종종 네팔 음식을 먹으려 다니면서 얼마나 현지와 비슷한가 판정을 듣곤 했다. 이 친구가 네팔에는 '난방'이라는 개념이 없다고 해서 놀란 적이 있다. 날이 춥지 않으냐 하면 그건 아니고, 그냥 추우면 담요를 겹겹이 두른다고. 전통적으로 그렇다는 것이고 지금은 달라졌을 수도 있겠으나, 무척 신기했다. 비슷하게는 덴마크에 처음 갔을 집에 에어컨이 없다는 것을 듣고 놀란 기억도 잊을 수 없다. 덴마크는 날이 덥지도 않고 습하지도 않으니 필요가 없는 게 당연하기도 한데, 내 시야가 얼마나 좁은 지를 알게 되어 뒤통수를 맞은 듯했다. 이렇게 세상은 조금씩 다양하구나. 내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당연하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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