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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Mar 24. 2024

낮기온 22도, 패딩

2024. 3. 24.

아침 일찍 나오느라 패딩을 걸치고 나왔다. 오후에 기온이 22도까지 올라가니 덥다. 사람들은 완연한 봄 차림이다. 반팔을 입은 사람도 보인다. 패딩을 입은 사람은 나 밖에 없다. 덥다. 결국 패딩을 벗어서 팔에 들었다.

봄은 언제나 훅 찾아온다. 갑자기 패딩에서 봄 옷으로 바뀐다.




2004. 3월 즈음.

겨울에 시작한 유럽 여행이 어느덧 봄을 맞이했다. 이 나라 저 나라를 떠돌다가 프랑스 남부 리옹에 도착했다. 위도마저 낮아졌으니 계절의 변화는 더 급격했다. 어제까지 겨울이었는데, 갑자기 봄의 나라에 떨어졌다. 낮 기온이 20도가 넘었다. 기차역에서 도심으로 걸어가는 길, 따듯한 햇살 아래 사람들이 얇은 바지와 셔츠를 입고 길거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35리터 배낭 하나만 메고 다니던 여행길이라 옷은 거의 단벌 차림이었다. 청바지와 티셔츠 위에 스웨터를 입고 후드 달린 숏 패딩. 패딩은 팔과 후드가 모두 분리되는 것이었다. 유럽에서 저렴하게 구매한 것이었는데 ZARA 아니면 H&M이었을 거다. 이제 이 패딩이 빛을 발할 때가 왔다. 잠시 멈추어 서서 스웨터를 벗고, 후드와 팔을 떼어낸 패딩을 티셔츠 위에 걸쳤다. 분리한 모자와 팔, 스웨터는 꾹꾹 접어서 배낭에 넣었다. 나도 봄옷으로 갈아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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