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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May 28. 2024

독일 문화원 - Science Circle

"데이터 과학을 이용한 인류와 사회를 위한 발견"

독일문화원에서 주최한 차미영 교수 강연에 참석했다. 최근 막스플랭크 보안 및 정보보호 연구소의 디렉터로 선임되었는데 한국인으로는 처음이라고 한다. 작년에는 미국 국적인 강사라 교수가 동양인 여성 최초로 기후과학연구소 디렉터에 선임되기도 했다. 다들 40대 초에 세계적 연구기관의 장으로 종신직에 선임되었으니 정말 대단하다. 내가 저 나이 때는, 음, 아무리 생각해도 그저 철딱서니 없을 뿐이었는데. 일의 전문성은 물론이요 삶의 가치관이나 리더십 역량으로 보아도 그저 치기 어릴 뿐이었으니. 나이가 든다고 저절로 어른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나의 한 번뿐인 인생이 지극히 평범하여, 어쩌면 삶의 깊이가 남보다 못할지도 모름에, 조금 아쉽다.


Science Circle은 학계 사람들이 주로 참석하는 것 같았다. 분위기가 콘퍼런스 같은 면이 있는데, 그 말인즉, 강연 후 네트워킹 명목으로 술과 먹을 것을 준다는 말이다. 식사 시간이 애매했는데 이게 웬 떡이냐 하며 먹었다. 문화원이 주체한 것 답게 핑거푸드들이 맛있었다. 하지만 자리가 너무 좁아서 업계 사람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고자 서너 개 밖에 맛을 보지 못하고 일찍 나왔다. 아쉽다, 다 맛있어 보였는데! 동네 주민이 슬리퍼 신고 설렁설렁 참석하는 분위기는 아니어서 그렇게 간 사람은 나 한 명뿐이었던 듯. 사실 끼어들어서 이야기를 같이 하고 싶었는데 (대화를 듣다 보니 연결고리가 있다),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나왔다. 애초에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간 것이었는데 참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과 대화하지 못하고 나온 것이 좀 많이 아쉽다.





흥미가 생겨서 논문을 몇 개 찾아보았다. 소개 수준의 내용이지만 그래도 오래간만에 논문을 읽으니 특유의 형식과 용어가 반갑기도 하고 좀 재미있다.


Detecting fake news in social media: an Asia-Pacific perspective (2020)

가짜뉴스의 주요 배포처로 유튜브와 메신저(카카오톡)를 언급하는데 페이스북이 빠진 것이 묘하다. 차미영 교수가 페이스북과 일했던 것이 관련이 있으려나? 강연 중에 페이스북과 구글에 대해 호의적으로 말하는 것도 조금 의외긴 했다. 혁신적이고 선도적인 기업, 배울 것이 많은 기업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한편으로는 현 사태를 초래한 원흉(?)이자 스스로 개선할 의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 사실은 오히려 더 부추기는 기업이기도 하지 않은가.

기업이 막대한 데이터를 소유하고 외부에서는 그 데이터에 접근하기 어려우니, 결국 기술로 가짜뉴스를 막을 수 있는 것은 기업들 뿐일 텐데, 가능할까? 법이 강력하게 플랫폼에 책임을 지우지 않는 이상은 어렵지 않을까.


Measuring Use Influence in Twitter: The Million Follower Fallacy (2010)

이 논문은 4,800회 이상 인용되었고 관련 연구 페이지도 막스플랭크 연구소에 그대로 있다.


cf: 차미영 교수의 구글 스칼라 페이지.



데이터과학 분야는 아는 게 별로 없는데 나도 좀 공부해볼까 싶은 생각이 든다. 지금 인공지능이나 데이터과학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지인들도 처음부터 그 일을 하던 사람들이 아니지 않나. 예전에는 없던 분야이니 뒤늦게 뛰어드는 게 당연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전문가라는 게 이렇게 쉽게 되는 건가, 신분세탁(?)이 생각보다 쉽네,라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한다. 요즘은 전공이 무엇이었든 인공지능과 데이터 과학으로 연구분야가 귀결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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