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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가계부

by 소소

3월 생활비 516,035원.

이번 달도 역시나, 최저 생활비를 달성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판에 예상외 지출이 발생하여 실패했다. 생활비에 여유분이 있을 때면 꼭 예상외의 지출, 병원비나 집수리비 등, 이 발생한다. 운이 좋다. 아무래도 소비요정이 나를 어여삐 여기는 것 같다. 발 뻗을 곳 보고 뻗는달까, 여윳돈 없을 때 급한 일 생기는 것보다야 여유 있을 때 돈 나가는 게 나으니 말이다.


지난달부터 관리비가 늘었다. 더 줄일 수 있는 것도 없는데. 3년 간 1,2,3월의 관리비 추이가 아래와 같다.

2023 : 184,600 - 190,860 - 190,860

2024 : 174,150 - 166,780 - 138,970

2025 : 159,500 - 183,450 - 163,580

23년은 아무 생각 없이 쓰던 때이고, 24년부터 아끼려고 노력해서 대폭 줄였었다. 방한에 신경 쓴 올해는 당연히 더 줄어들 줄 알았으나, 1월 (12월 사용분)만 줄고 2, 3월은 되려 증가했다. 전기와 난방 사용량은 전년보다 줄었으니 공공요금과 관리비 단가가 오른 탓이겠지. 물가가 오르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2년 만에 고정비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을 보니 살짝 두렵다. 국민연금 보험료율도 오를 텐데.


요즘은 마트에서 소비기한 임박 상품을 구매하는 것에 재미를 붙였다. 한 번에 잔뜩 사놓는 대신 당일 먹을 것을 그때그때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으니 좋다. 뭐 좋은 거 있나 어슬렁거리다 보면 사냥감을 찾는 한 마리 표범이 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사실은 원시 수렵채집인에 가까울 듯? 어쨌거나, 그럼에도 이런 식으로 생활비를 낮추는 게 지속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다. 물가 상승의 여파를 조금 지연시키는 것뿐이니.

(그럼 어찌해야 하는가? 나도 모른다. 정답은 드문드문이라도 노동소득을 만드는 것인데. 온실 안의 화초처럼 갑으로만 살아와서 비정규직 프리랜서 자영업에 뛰어들 정신력이 탑재되어 있지 않다.)


트럼프 덕에 자산평가액이 매일 증발하고 있으나 다행히 멘탈은 아직 멀쩡하다. 애초에 '평가액'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으니, 주식의 30% 정도는 언제든 날아갈 수 있다 생각한다. 배당이나 이자가 줄어들면 그때는 화들짝 놀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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