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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없이 살기

by 소소

6월에는 배달 없이 사는 실험을 해보려고 한다.

배달과 배송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온라인에서만 구할 수 있어서. 아, 하나 더 있구나, 크고 무거운 거 들고 오기 귀찮아서.


가격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몇 백 원이 아니라 천 원 대이기도 하고, 비율로 보면 2-30%에서 심하면 두 배까지 차이 난다. (예를 들면 봄나물이 마트에서 2,900원인데 온라인 배송시키면 1,300원이라.)

보통 특정 품목 하나 때문에 시작한다. 그릭요거트가 반 값이네? 15,000원짜리를 7,900원에 판다고? 할인쿠폰을 쓰기 위한 최소 구매액, 몇 개 이상 사면 얼마 할인, 배송비를 없애기 위한 추가구매까지. 분명 훨씬 저렴한 단가에 사는 것은 맞고, 사두면 다 요긴하게 쓰기는 하는데, 그럼에도 한편으론 영 께름칙하다. 필요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필요를 만들어내고 있는 느낌. 그리고 소름 끼칠 정도로 쌓이는 포장재. 포장재가 너무 많이 나온다. 비닐, 플라스틱, 박스, 보냉재.


서둘러 주문 클릭을 하지 않으면 손해 볼까 호들갑을 떠는 가장 큰 동인이 가격이니, 한 달간 배달과 온라인주문 없이 살면서 유의미하게 비용이 증가하는지 체험해 보자.

직접 들고 올 수 있는 만큼만 산다. 걸어서 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필요해지면 그때 나가서 산다. 떨어지지 않게 미리 사놓지 않는다.

할인하기 때문에 사지 않는다. N+1이더라도 필요한 만큼만 산다.

계획하지 말고 즉석에서 사고 싶어진 것, 지금 원하는 것을 산다. (주문해 놓은 식재료를 소비기한 내 처리해야 해서 당장 먹고 싶은 것을 못 먹고 멀리 외출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으로 가격비교하지 않는다.

더 좋은 게 어딘가 있지 않을까 검색하지 않는다

오프라인에서 구할 수 없는 것은 욕심내지 말고 없는 대로 산다.


기간: 6/9~7/8

이미 집에 쟁여놓은 물품들이 있어서 한 달 정도로는 비용 비교가 유의미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마어마한 할인 쿠폰과 다양한 상품의 유혹을 이길 수 있을까? 한 달 후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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