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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가계부

덥다

by 소소

6월 생활비 435,660원.

배달 없이 살아 본 한 달이다. 온라인 주문을 하지 않으면 근처 가게에서 조금씩 장을 볼 거라 생각했으나 그보다는 외식이 늘었다. 그러다가 폭염이 시작되고, 멀리는커녕 집 앞에도 나가기 힘들어진 덕에 다행히 지출 폭주를 막을 수 있었다. 날 좋은 봄이나 가을이었다면 꽤나 돌아다니며 돈을 썼을 것 같다.

배달 없이도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이 또한 날씨 덕인 것 같기는 하다. 날이 더우니 재료를 사다가 집에서 복잡하게 뭔가를 해 먹고 싶지가 않아서 사고 싶은 품목 자체가 별로 없었다. 과일 조금, 조리 없이 먹을 수 있는 두부면, 콩물 정도. 분리수거할 일이 대폭 줄어드니 쾌적하다.

운동화와 운동복이 필요한데 이 또한 나가기 귀찮아서 안 사고 있고, 휴지가 거진 떨어졌는데 부피가 있어 배달시키려다가 이 날씨에 사람 오가게 하는 건 살인미수 같아서 역시 보류. 폭염이 지나갈 때까지는 이렇게 자의 반 타의 반 배달 없이 최소소비로 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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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세가 나왔다. 예측치를 살짝 초과했다. 아, 집 값 좀 떨어지면 좋겠다. 재산세와 건보료도 부담이지만, 이사를 가고 싶어도 비용 때문에 움직일 수가 없다. 양도소득세, 취득세, 부동산 수수료, 조금 더 좋은 집과의 차액, 이 모두가 집 값에 비례하니. 툴툴대다가도, 그래도 이 날씨에 에어컨 나오는 집이 있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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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 47도까지 올라가는 유럽의 열섬 현상이 남의 일이 아닐 텐데. 정말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대타협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세상은 반대로 가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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