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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가계부

보험

by 소소

9월 생활비 473,885원. 병원비 때문에 초과할 줄 알았는데 선방했다. 조금 무료한 한 달이었다.


자동차 보험료가 올랐다. 오른 이유는 대중교통 할인이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마일리지 할인, 걸음 수 할인, 대중교통 할인을 모두 적용받았는데, 요즘은 4-5km 정도는 걸어가기 때문에 대중교통 이용이 더 줄었다. 직전 3개월 동안 7만 원 이상을 대중교통비로 사용해야 할인을 받는데, 근래 내 동선을 보면 앞으로도 요원하다. 하필 직전 3개월은 더워서 나가기 싫을 때기도 하고.

실손보험

실손보험은 참 유용하다. 이번 달에 생활비를 초과하지 않은 건 다 실손보험 덕이다. 평소 자잘한 병원비는 신청을 안 했는데 앞으로는 다 챙겨 받아야겠다. 백수는 몇천 원도 소중하다.


보험 얘기를 좀 해보자. 적정보험료가 월소득의 5-10%라는 말이 있던데,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 말의 출처는 보험을 파는 사람들 아닌가.

정작 내가 아는 보험회사 직원들은 보험을 안 든다. 젊은 친구들은 실손보험조차도 없는 경우가 많고 나이가 좀 있는 사람은 든다면 암보험 하나 정도. (암으로 죽을 확률이 1/4.) 무작정 보험이 나쁘다는 건 아니고, 애초에 보험은 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에게 더 필요한 것이라, 고소득 직종이라 할 수 있는 보험사 직원은 진단금이 그렇게까지 절실하지 않다. 보험료를 직접 투자해 얻는 수익이 사고가 날 경우 받을 보험금보다 확률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하면 가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실손보험으로 병원비는 대부분 방어할 수 있다. 그 외의 보장성 보험은 진단비를 받아 간병비나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현재의 1억과 20년 후의 1억은 가치가 다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뭐, 결국은 다 확률의 문제다.

저축성 보험은 대체 이딴 걸 왜 보험상품으로 가입하나 싶은데, 들어보면 상속이나 절세 목적이라고 한다. (비과세 조건은 1억 원 한도 10년 이상 유지.)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유리하지만, 사업비와 10년 간의 적용금리, 타 상품의 수익률을 함께 고려하면, 예금이나 채권, 주식 대비 꼭 유리하다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종신보험은 피부양자가 없으면 필요 없다. 나에게 종신보험 권했던 사람은 마음속에서 손절했다.


각자 상황이 다르고 관점이 다르니 단정할 순 없지만, 내 기준으론 보험료 비중이 과한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나는 실손만 하나 있으면 된다고 주장하는데, 이 조차도 병원 갈 일이 없거나 (없을 거라고 믿거나), 회사에서 단체 실손을 가입하거나 의료비 지원을 해주는 경우는 필요가 없다. 나도 40대 초반에야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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