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삶 -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
작가는 전기 없이 사는 삶에 도전한다. 그러기 위해서 냉장고, 전자레인지, 세탁기를 없앤다. 에어컨도 없다. 냉방 난방을 전혀 하지 않는다. 전기로 온수를 데우는 집에 살게 된 이후로는 대중목욕탕에 다닌다.
전기 안 쓰는 삶을 따라 해보고 싶지는 않지만, 그 과정에서 얻는 삶의 성찰은 꽤 구석구석 공감이 간다. 나도 가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불과 몇십 년, 아니 내가 성인이 된 20대 시절만 생각해 보아도 지금은 생존필수품이 된 것들 없이도 당연히 불편함 없이 잘 살았었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지만, 알게 모르게 나의 생존능력이 점점 퇴보하고 있다는 사실에 가끔 위기의식을 느낀다. 이제는 기계를 사지 않으면, 돈을 주고 다른 사람의 노동력을 사지 않으면, 대체 내 스스로 해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의구심이 들곤 하니.
나는 비록 에어컨과 냉장고 세탁기를 절대 버릴 수 없지만, 냉동실 없이 살아볼까는 호시탐탐 고려해 본다. 전자레인지를 없애볼까도 고민해 봤지만, 요리를 안 하는 나는 차라리 가스를 끊고 가스레인지를 없애는 게 더 맞을 듯싶다.
종종 배낭여행 다니던 시절을 떠올려본다. 45리터 배낭 하나로 몇 달을, 계절이 바뀌는 곳을 돌아다니면서도 불편함이 없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