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아무 관심이 없었다. 나는 돈 주고 읽을만한 글을 쓸 계획이 없으며 댓글도 막아놓으니. 댓글을 막는 이유는 남의 반응에 휘둘리기 싫기 때문이다. 조회수와 라이킷 수에 더해 댓글까지 신경 쓰면 어느새 반응을 끌어내기 좋은 문체와 주제로 글을 쓰게 된다.
애초에 브런치에 글을 쓰기로 선택한 이유는 광고가 없기 때문이고, 광고가 없어 수익화가 안되니 수익을 노린 너저분한 글들이 득세를 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브런치 메인을 도배하는 글에 대해서는 나도 불만이 좀 있다. 물론 개개 작가에 대한 불만은 아니다. 브런치가 큐레이션 하는 방식이 후진 거다. 그렇다고 딱히 마음에 드는 다른 플랫폼도 없으니, 브런치가 최대한 오래 청정하게 남아있기를 바랄 뿐.
내가 브런치를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 이런 일이 생기다니, 역시 나는 꼭지에 주식을 사는 사람이구나. 커피 기프티콘 보내기 정도의 기능이면 딱 좋았을 텐데, 물론 그런 기획안은 '임팩트가 없다'며 반려당했겠지. 너무 상상이 잘 간다.
다시 생각해 본다. 내가 왜 브런치에 글을 쓰기로 했더라? 다른 SNS에는 이미 나를 아는 사람이 있으니 익명으로 시작하고 싶었고, 타 SNS에 올리는 글과는 달리 이모티콘과 추임새와 밈 없이 온전한 문장으로 글을 쓰고 싶었다. 문장의 최고봉은 소설이니, 언젠가는 소설 같은 문장을 쓰게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