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a Cassidy
어제도 밤에 잠을 설쳤다. 그렇게 피곤했는데, 집에 와서도 졸음이 마구 몰려와서 깜박깜박 졸다가 일찍 침대에 누웠는데 11:30에 정신이 들더니 결국 잠을 설쳤다. 그래도 일찍, 평소와 같이 7시 전에 일어났다.
알람으로 맞추어둔 아침 라디오에서 에바 캐시디의 time after time이 나온다.
무언가에 통달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아는 게 많은지 신기하다. 나는, 적절히 좋은 정보를 공유해 주는 사람의 블로그를 염탐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반복하고 그들이 좋다고 하는 것들을 따라 한다.
새로운 음악을 열심히 발굴하여 내 홈페이지에 올리던 시절이 있었다. 열심히 웹을 검색해 가며 주기적으로 새로운 음악을 소개했다. '내가 이렇게 남들이 모르는 좋은 음악을 듣는 사람이다.'
그때 Eva Cassidy를 알게 되었다. 노래도 좋지만, 역시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는 스토리는 꽤 감성을 자극했다. 자기 자신의 노래가 거의 없다는 점은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유로 깎아내려지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재능의 반증이 아닐까. 나는 그녀의 노래 중 Time after Time 이 가장 좋았다. 신디 로퍼의 원곡을 찾아 비교해 들어보니 역시 에바 캐시디가 더 내 취향이었다. 에바 캐시디의 Time after Time을 내 홈페이지의 메인에 올렸다.
나보다 음악을 더 많이 아는 지인이 어느 날 부산스럽게 말을 걸었다. 처음에는 그냥 예쁘장한 그저 그런 가수라고 생각했는데, 음악을 계속 듣다 보니 너무 좋다고. 자기는 이제 매번 듣는 음악만 들어서 이런 가수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한탄한다. 그 말을 들으니 좀 부끄러웠다. 누군가 소개한 것을 우연히 발견하여 다시 소개한 것뿐인데, 내가 음악에 대단한 조예가 있기라도 한 듯 생색을 낸 것이 되어서. 그러나 내 얄팍함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 그냥 가만히 있었다. 사실은 너 또한 내가 염탐하고 따라 하는 대상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