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은퇴자의 일상
의외로 무척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도서관과 서울시, 구청, 기타 후원하는 조직에서 개최하는 문화 행사와 강좌, 강연 등으로 일정이 가득하다. 도서관에서 이북을 대출해서 읽기도 하고 직접 방문도 한다. 도서관 시설도 그 사이 꽤 많이 좋아져서 카페처럼 꾸며놓기도 하고 아이패드가 놓여 있기도 하다. 가끔 볼만한 영화를 상영하기도 하고 음악 감상회도 있다. 여기저기 무료이거나 실비에 즐길 수 있는 것이 무척 많다. 내가 내는 세금이 어디에 쓰이나 했더니 이렇게 돌려받을 줄이야. 직장인들이여, 그대들의 세금은 잘 쓰입니다. 당신이 잠자는 시간 외에는 회사에 묶여있느라 향유할 시간이 없는 것뿐.
오늘은 1일 바리스타 교육에 참석했다. 단돈 3,000원에 내가 내린 커피 2잔을 마시고 티푸드까지 얻어먹은 데다가, 사람들과 이러저러 이야기를 하며 핸드 드립과 커피에 대해 어디 가서 아는 척 말하기 좋을 지식을 얻었으니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도 한때는 은퇴 후 내 카페를 하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는데, 이번에 수업을 들으면서 확실히 알게 되었다. 바리스타는 내 길이 아니구나. 그냥 커피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 동네 사람으로 남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