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는 중국, 프랑스 등과 함께 손꼽히는 음식 대국이라 들었는데 사실여부는 모르겠다. 아무튼, 헝가리 대표 음식 중 하나인 굴라쉬는 한국 사람들 입맛에도 잘 맞는다. 육개장 맛이라고도 하는데 먹어보면 바로 '아, 정말이네' 소리가 나온다.
내가 처음 굴라쉬를 먹은 것은 체코 주택가에 위치한, 오래된 돌벽으로 둘러싸인 동굴 같은 지하 식당이었다. 여행 중 만난 친구와 같이 있었다. 메뉴판에 굴라쉬가 있길래, 익히 그 이름을 들어봤던지라 주문했고, 무척 맛있었다.
그게 전통적인 형태의 굴라쉬가 아니었다는 건 나중에 헝가리에 가서 알게 되었다. 체코에서 먹은 것은 스튜라기보다는 굴라쉬 소스를 끼얹은 찹스테이크에 가까웠다. 그걸 한 번 더 먹고 싶어서, 헝가리에서 기회가 닿을 때마다 굴라쉬를 시켜보았지만 체코에서 먹은 것만큼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맛은 있었지만 내가 기대하던 요리가 아니라서, 김치찜을 원했는데 김치찌개가 나올 때와 같은 아쉬움을 느꼈다.
부다페스트에서는 그레이트 마켓 홀의 2층 푸드코트에서 먹은 굴라쉬가 생각난다. 그때 건물 앞 광장에 비둘기가 무척 많이 앉아 있어서, 저기서 파는 닭이 혹시 비둘기 아닌가 하는 하릴없는 농지거리도 했었다.
한국에서 굴라쉬가 생각날 때 먹는 것은 라쿠치나의 헝가리안 굴라쉬 수프. 사실 이 맛이 그때 그 맛인지는 모르겠고, 그냥 이름만으로도 반갑다. 상품 기획자에게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