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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Dec 27. 2023

카페 알바

집 앞 카페에서 단시간 알바를 구한단다. 근로 시간이 짧고 부담 없는 시간대여서 눈길이 갔다. 가볍게 다른 삶을 경험해보고 싶은 내게 딱 맞는 조건이다. 내 카페 한 번 해볼까 하는 로망이 조금 있었기도 하고. 그래서, 알바를 구하는 시간대에 매장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가게를 관찰해 보았다.

주문이 그렇게 많이 들어오는 것 같지는 않은데 알바가 추가로 필요한가 싶다. 주거지역이라 회사 주변처럼 특정 시간에 사람이 미어터지는 것도 아닌 거 같고. 배달이나 포장 대량 주문이 많은 걸까. 뭐 사정이 있겠지.


그런데 나는 커피 제조를 못하는데 채용이 될까? 나이가 많아서 싫어하겠지? 서비스 직종에서 일해본 적이 없는데. 머릿속으로 자기소개서를 써본다.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는 것을 내가 다시 할 수 있을까?


채용하고 말고는 고용주 마음이지만, 지원도 하지 않고 혼자 걱정만 하고 있다. 지원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나열한다. 겨울이니까, 따듯한 봄이 되기까지 기다려볼까? 계절과 알바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봄이 되면 나의 마음도 좀 더 활기가 넘치지 않을까. 이것 참, 애초에 지원을 하기로 마음을 먹는 것 자체가 엄청난 난관이 될 줄이야. 너무 온실 안의 화초처럼 살았나 보다. 아직도 너무 세간의 눈을 의식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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