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끝에서 나를 만나다

아이들이 잠든 후 나는 나를 배우기 시작한다.

by 손지영



고요하지만은 않은 밤


아이들을 재우는 일은 언제나 전쟁이다.
책을 펴면 첫 장은 늘 평화롭게 시작하지만,
두 장째부터는 누군가 눕고, 또 누군가는 일어난다.

“엄마, 물!”
“이제 자자.”
“근데 엄마. 이건 왜 울어?”
동화 속 곰이 울고 나는 속으로 한숨을 삼킨다.

결국 아이들이 잠들고 나면
방 안은 조용해지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다.
그 짧은 순간 짜증 냈던 일들이
머릿속을 몇 번이고 되감기처럼 돌아온다.
‘왜 그 말을 했을까.’
‘오늘은 다정하게 보내려 했는데.’

고요하지만은 않은 밤.
그 속에서도 나는 오늘의 나를 견딘다.




아이들이 잠든 후의 시간

아이들이 잠든 뒤
나는 조용히 거실로 나온다.
식탁 위 불빛 하나만 켜둔다.
찬물 한 잔을 마시며 하루의 끝을 느낀다.

하루 종일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군가의 선생님이었다.
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그 누구의 역할도 아닌 나로 돌아온다.

책을 펼치고 필사를 한다.
짧은 문장 하나에도 숨이 고르게 된다.
“살아낸 하루가 곧 잘 살아낸 하루다.”
그 문장을 따라 적다 보면

오늘의 후회가 조금은 작아진다.

이 시간은 피로가 아니라 회복이다.
아이들의 잠이 나를 쉬게 하고
그들의 고른 숨소리가 나를 다독인다.



나를 다시 배우는 새벽

시계는 이미 자정이 되어간다.
하지만 나는 노트북을 켜고

하루의 기록을 정리한다.

책에서 얻은 문장을 옮겨 적고
AI 공부를 조금씩 해나간다.
하루에 단 30분이라도
이 시간을 쌓아가면
언젠가 나의 다음 장이 될 거라 믿는다.

누군가에겐 늦은 밤이지만
나에게는 새로운 시작이다.

오늘의 후회도 내일의 계획도
모두 이 조용한 시간 속에서 정리된다.
나는 조금씩
다시 나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오늘의 후회도 내일의 계획도
모두 이 조용한 시간 속에서 정리된다.
나는 조금씩
다시 나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그리고 이제 배운 것을 품고
다시 내일의 나로 걸어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