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공기에도 감정이 있다
고 과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장에서 2년 정도 다니다가 이곳으로 왔다고 했다. 용기의 샘플실을 관리하고 각종 샘플을 거래처에 보내는 것이 주 업무. 그는 과장이라는 직함과 어울리지 않는 월급에 종종 불만을 말하곤 했다. 그리고 부부로 시작한 회사가 스무 명의 직원을 두는 회사로 커진 지금이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많이 좋아진 거라는 말도 종종 했다. 가장 바빴던 코로나 시기 때도 새벽 넘어서까지 일한 적도 있었지만 연장수당을 주거나 보너스 한 번 주지 않았다는 말도 심심찮게 했다. 첫날 근로계약서를 쓰면서 이사는 큰 소리로 인센티브를 준다는 말을 했지만 알고 보니 여태껏 한 번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고 과장은 일 년만 다니고 사직서를 냈는데 부부는 그를 붙잡았다고 했다. 그 뒤로 손목 관절에 문제가 생길 만큼 육체노동이 주가 되었던 샘플실에서 디자인팀으로 옮기면서 컴퓨터를 두드리는 일이 주가 되었다. 기존에 일했던 샘플실 업무는 이 회사의 막내인 애리 씨에게 넘어가면서 이전보단 한결 편하게 일하는 듯했다.
사실 소영은 정확히 그녀가 사무실에서 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몰랐다. 어쩌다 고객 컴플레인이 오면 처리하고 어쩌다 거래처에 주문을 넣고 하는 것이 전부처럼 보였다. 여기에 커피 타기가 주 업무라고 해도 될 만큼 어떨 때는 하루에 다섯 번이나 커피 타기를 한 적도 있었다. 사장은 손님이 오면 "고 과장, 커피 5잔만"을 외쳤다. 직접 집에서 가져왔다던 커피머신을 돌리면 향긋한 커피 향이 자주 사무실에 퍼졌다.
소영은 처음 고 과장을 보았을 때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을 거라 생각했었다. 결혼도 했을 거라 짐작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결혼에 회의적인 듯했다. 지난 연애에 미련이 남아 보이듯 "전 남자친구랑 자주 먹으로 놀러 갔는데.", "전 남자친구가 이걸 해줬는데"하며 자주 대화에 소환되었다. 털털한 성격으로 팀원을 이해해 주는 듯했지만 나중에 안 사실은 팀 내에서 일어난 모든 것을 부부사장과 이사에게 보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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