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공기에도 감정이 있다
소영은 TV에서 호텔요리 부럽지 않은 최상의 점심을 제공한다는 어느 회사를 본다. 오늘은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고 오르는 물가만큼 점심값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여느 회사의 점심 풍경과는 전혀 달랐다. 점심시간이 기다려진다는 직원의 인터뷰에서 진심 행복해 보였다. 애사심도 저절로 생길 것 같았다. 문득 소영은 그곳에서의 점심시간이 생각났다.
그곳의 점심값은 6천 원. 회사 근처 식당과 계약을 맺고 밥과 반찬, 국이 배달해 오면 여직원 여덟 명이 2명씩 짝을 이뤄 일주일씩 밥 당번을 한다. 식당 직원이 점심시간 1시간 전에 가져다주면 그 주의 당번은 밥이 식지 않기 위해 밥솥은 꽂고 국물이 흐르지 않게 랩으로 꽁꽁 싸맨 국그릇을 풀러 준비하고 반찬 역시 정성그럽게 싼 랩을 풀러 준비한다. 이렇게 세팅해 놓고 12시가 되면 2층 디자인실 직원들은 1층으로 내려와 순서대로 줄을 선 다음 식판에 반찬과 밥과 국을 담고 여직원들은 사무실의 테이블에서 함께 모여 먹었고 남자 직원들은 각자 자리에서 먹었다.
어떤 날은 미역국에 머리카락이 보이기도 했고 수저에 고춧가루가 묻어있기도 했고 제육볶음은 덜 익어 뻘건 고기의 살이 그대로 드러나기도 했다. 무엇보다 소영이 싫었던 건 흰쌀 밥이 항상 설 익어 온 다는 것이다. 그래서 먹고 나면 자주 채 했다. 여직원들은 자신의 당번이 아닌 날을 눈치껏 피해 밖으로 나가서 사비로 먹곤 했다. 그냥 점심값을 따로 줘서 자신이 먹고 싶은데로 하면 좋을 텐데. 소영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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