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공기에도 감정이 있다
진실의 방 사건 이후 소영은 다른 직원들의 눈빛을 읽을 수 있었다. 경멸의 눈빛, 비웃음의 눈빛. 고 과장과 조 주임은 앞에서는 아무 말하지 않았지만 뒤에서 소영을 안주 삼아 떠들어 댔고 팀장은 더 이상 소영에게 업무를 주지 않았다.
어느 날, 소영이 화장실을 갔다가 들어가려다 이사와 고 과장, 조 주임이 이야기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소영은 문 앞에서 잠시 서 있었는데 그들이 하는 말은 소영에게 비수를 꽂는 말이었다. 그 쩌렁쩌렁한 이사의 목소리는 아무리 작게 말해도 또렷하게 들렸다.
"디자이너 공고 냈으니까 너무 걱정하고 말고. 소영 씨 곧 그만두지 않겠어."
소영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진작에 그만뒀어야 할 곳이었다. 아니다 싶으면 빨리 그만두고 다른 곳을 알아봤던 과거의 소영이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세 사람, 아니 이제는 모든 직원이 소영이 하루빨리 이곳을 나가기를 바라듯 작당 모의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위계질서를 해쳐 해고감이다. 이 말의 진위를 알아보기 위해 노무사와 상담을 했다. 여러 노사무사와 상담한 결과 위계질서를 해친 걸로 보기도 약하고 해고는 함부로 하기 어렵다는 대답을 얻었다. 그렇다면 소영은 남은 두 달을 어떻게든 버티기로 했다. 그동안 자신이 해왔던 것이 아까워서라도 일 년을 채우기로 한 것이다.
소영은 투명인간 취급을 당했다. 팀장은 소영에게 새로운 업무를 더 이상 주지 않았기에 전에 밀려있던 업무를 두 달 분으로 나누어 작업을 끝냈고 업무일지도 정성껏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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