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한 발짝 다시 세상 속으로

<소설> 공기에도 감정이 있다

by 소소달빛


퇴사 후 소영의 일상은 작은 파열음의 연속이었다. 복기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프로답지 못한 모습과 자신의 존재를 무시했던 사람들과 그들의 비웃음이 떠오르며 점점 세상과 단절되어 갔다. 상담 선생님의 말처럼 소영은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임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며 한 발 한 발 다시 사회로 나가게 된 것이 빵집에서의 아르바이트였다.


특별한 인간관계가 필요하지 않은 공간, 다섯 시간만 집중해서 일하면 자신의 임무를 다하는 공간, 이따금 진상 손님과 부딪혀야 하지만 회사 생활에서 만나게 될 또라이들을 상대하는 것보단 나았다. 계속 이렇게 지내도 될지 회의감이 들 땐 왜 꼭 회사를 다녀야만 하는지, 나만의 것을 펼쳐 보일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오히려 미래를 위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입면에서는 한없이 초라할지라도 평소 하고 싶었던 일에 도전하는 이 시간이 행복하다고 소영은 자신을 다독였다.


한 달에 한 번씩 가는 독서모임에서 하필 그곳에서 일했던 디자이너를 만나긴 했지만 어쩌면 진짜 그곳의 모습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오늘은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읽고 토론을 하는 날이다. 소영은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나름 할 이야기를 정리해 보았다. 10권의 후보작들 중 첫 번째로 선택한 책이다. 다섯 명 모두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들이 있다고 했다. 시작 10분 전에 도착한 서점에는 오랜만에 보는 주인장이 반갑게 맞이해 준다.


소영은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어느 정도의 거리만큼의 인간관계에 편안함을 느낀다. 다과를 준비하며 한 달 동안 잘 지냈느냐의 인사가 오고 가고 친구들이 한 명씩 들어온다. 소영은 나이는 조금씩 다르지만 관심 분야에서 만난 이들이 내적 친밀감이 들어 친구라고 여기게 된다. 아직은 어색한 사이. 옅은 미소로 서로 인사를 나눈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그곳의 전 디자이너였던 미희 씨가 자리에 앉고 본격적으로 독서 모임이 시작됐다.


"모두 잘 지내셨죠? 한 달이 금방 지나간 것 같아요. 오늘은 만장일치로 선택한 책이죠.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볼게요.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주인장의 말에 웃음을 짓곤 제일 먼저 꽃집을 운영한다던 경희 씨가 말을 시작한다.

"아.. 저는 맨 마지막에 나온 결혼 10 계명을 보고 반성이 되던데요. 제가 너무 남편의 마음을 몰라주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대를 이해해 보려고 지금 정신 수양 중이에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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