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공기에도 감저이 있다
"요번에 서진이가 팀장이 됐잖아. 정호네는 아들 낳고. 소영은 결혼 안 한데? 직장은 잘 다니지?"
"그렇지 뭐. 할 생각도 없어. 알아서 하겠지. 동서 빨래하다 받은 거라서 이만 끊어야겠다."
소영은 지금 통화하는 사람이 셋째 작은엄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엄마는 셋째 작은 엄마를 통해서 친척들의 소식을 듣는다. 각자 사는 곳이 다르다 보니 기껏해야 명절 때나 봤지만 그것도 할머니가 살아계셨을 때까지였다. 어느 해부터 소영은 친척 모임에 가지 않았다. 그래서 가끔씩 걸려오는 셋째 작은엄마의 통화는 궁금하지 않은 친척들의 소식을 들어야만 했다. 한껏 소식을 전하고 말미에는 항상 자식자랑으로 끝을 맺는다.
엄마는 소영에게 직접적으로 말은 하지 않지만 계속해서 이렇게 지내는 것이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결혼을 하지도 않으면서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지 않은 현재가 불안한 것은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소영은 이젠 자신만의 길을 가고 싶다. 자신만의 길이 무엇일까 생각하며 하나씩 도전하는 일이 한때 두려움이 없고 밝았던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아 설레었다.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자신이 무엇을 했을 때 행복한지 그것을 찾고 실천에 옮기는 과정이 지금이라고 생각했다.
소영은 답답할 때마다 집 근처 공원으로 나가 달렸다. 유일한 두 다리로 바람을 맞이하며, 상쾌한 공기를 맡으면 조금은 잊을 수 있었다. 그때 운동복을 입고 땀을 흠뻑 흘리며 달리는 사람들을 자주 보았다. 자신의 삶을 열정적으로 가꿔 나가고 몸과 마음도 건강해 보였던 사람들. 아무런 도구 없이 자신의 몸을 의지한 채 달리고 달리는 사람들. 그들은 활기가 넘쳐 보였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작가의 삶을 살기로 결심한 후 강인한 체력, 집중력, 지구력을 갖추기 위해 달리기를 선택했고 그 달리기는 하루키의 중요한 삶의 일부가 되었다고 했다. 소영도 자신의 삶을 좀 더 단단하게 만들고 싶어 달리고 싶어졌다. 마음과 달리 금세 지치곤 하지만 방안에 틀여 박혀 미움과 자책으로 지내던 지난날에 비하면 이 순간은 장족의 발전을 했다고 소영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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