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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과천 서울대공원 다녀온 이야기

서울대공원은 꽤 자주 갔다. 사실 십수 년 전에 과천에서 살기도 했다. 예비군 훈련 때 대공원 근처를 한 바퀴 돌았는데, 요즘도 그렇게 하는지는 모르겠다.


이번에 간 건 거의 4~5년 만인 것 같다. 주말에 딱히 할 것도 없고 해서 그냥 동물들이 보고 싶어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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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나 과천 살 때는 걸어가거나 지하철을 타고 가서 몰랐는데 자동차로 가니까 주말에는 확실히 차를 가져오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막힌다. 게다가 주차도 힘들다. 주차를 안내하는 사람도 고생스럽고 빈틈을 찾으려고 이리저리 살피는 사람들도 참 고생스럽다.


사람들이 코끼리 열차를 타거나 리프트를 타는 데, 여러 번 와 본 사람들은 잘 타지 않는다. 왜냐하면 대공원 입구까지 걸어서 10분, 천천히 가도 15분이면 가는데 코끼리 열차나 리프트를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더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리프트는 대공원 입구까지만 갈 수도 있고, 끄트머리인 맹수사까지 갈 수도 있다. 대공원이 전체적으로 약간 오르막길이기 때문에 맹수사까지 리프트를 타고 갔다가 내려오는 식으로 보면 다리가 덜 아프다. 그런데 그렇게 가면 전체적으로 둘러볼 수는 없다.


B0DDE319-88B1-41E9-ADCF-474534DFFEAA_1_201_a.heic 코뿔소


서울대공원은 서울대학교와는 관계가 없고 운영주체가 서울특별시지만 실제로는 경기도 과천에 있다. 서울 공항이 서울에 없고, 김포공항이 김포에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인 것 같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으로 굉장히 싸지만 시설이 워낙 오래돼어서 불편한 것들은 많다. 동물들과의 거리가 워낙 멀고, 잘 보이지 않는다. 사람과 동물이 다 같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 같긴 한데 잘 모르겠다. 나도 구경하러 온 것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동물들이 좀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주말에는 사람이 너무 많다. 관람객에 비해 앉을자리는 너무 부족하고, 주차도 힘들다. 평일에 갔을 때에는 여기서 주차연습을 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주차장이 텅 비었던 것을 기억하면, 주말에만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사람이 많다 보니 이리저리 치이게 된다.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짜증이 나지는 않지만 여유롭게 산책하는 느낌은 받을 수 없다.


A311A9CC-FB80-4F57-9D34-BD615591C2AC_1_201_a.heic 잘 안 보이지만 나무늘보

어렸을 때는 굉장히 큰 줄 알았는데 나이를 먹어 갈수록 동물원이 작아 보인다. 어렸을 때 먹었던 솜사탕, 번데기, 고동은 여전히 있지만, 예전 가격은 아니다. 다른 건 다 이해할 수 있는데 솜사탕은 왜 이리 비싼지 모르겠다.


언젠가 또 간다면 주말에는 안 갈 것 같다. 다른 건 다 견딜 수 있어도 차 막히고 주차 힘든 건 참 짜증 난다. 그러고서 또 까먹고 주말에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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