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연휴에 금산의 캠핑장에서 2박 3일을 묵었다. 오랜만에 2박 3일 캠핑이라서 여유가 생겨 근처 월영산 출렁다리를 다녀왔다.
월영산 출렁다리는 월영산과 부엉산을 잇는 다리로 아래로 금강이 흐르고 있다. 그러면 부엉산 출렁다리라고도 할 법한데, 다들 월영산 출렁다리라고 부른다. 월영산이 힘이 더 센가 보다.
높이 45m, 길이 275m라고 하는데 숫자로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꽤 길고 높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출렁다리까지 올라가기 위해서는 400개가 넘는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나무데크로 되어 있는데, 계속 오르기만 하니까 힘이 많이 든다.
출렁다리는 잘 보이는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는데, 그냥 느낌으로도 꽤 튼튼해 보인다. 어렸을 적에 겪었던 출렁다리나 외국에서 체험한 출렁다리처럼 정말로 흔들 흔들이 심하지는 않지만 진동이 느껴지기는 한다.
숫자로 보이는 것보다 몸으로 느끼는 높이는 꽤 높아서 좀 무섭긴 하다. 길이도 꽤 길다.
바닥은 철제로 되어 있는데 구멍이 숭숭 나 있어서 아래가 내려다보인다. 길가 하수구보다 약간 더 촘촘하게 짜여 있는데 아주 훤히 까지는 아니지만 꽤 스릴이 있다.
출렁다리에서 주변 경관을 볼 정신이 좀 없기는 한데 금강과 어우러진 산세가 굉장히 수려하다. 다만 근처에 식당에서 건 간판과 현수막이 경관을 너무 많이 해치고 있다는 점은 치명적인 단점이다.
건너편 부엉산으로 가면 정상으로 올라갈 수도 있고 인공폭포 쪽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온 김에 인공폭포를 구경하고 가려고 마음먹고 내려갔다. 인공폭포를 가는 길도 강변을 따라서 나무데크로 잘 꾸며놔서 가는 길이 즐겁다.
강이 엄청 깊어 보이지는 않았는데 낚시하러 온 사람도 많이 보였고, 물놀이까지는 아니지만 강가에서 노는 사람도 드물게 보였다.
내가 갔을 때에는 안타깝게도 인공폭포 가동 시간이 아니어서 볼 수는 없었다. 그냥 펌프로 물 끌어다가 쏟아내는 것이라고 하면 엄청 보고 싶지도 않았다.
아쉬운 것은 주변에서 폐수를 흘러 보내는 것인지 강물이 굉장히 더러웠다. 거품과 기름띠가 흐르고 있는데 또 한편에서는 고기를 잡고 있으니 여기서는 매운탕 같은 거를 먹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폐수들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는데 정화를 거치지 않았다는 게 너무 명확하게 보여서 그냥 금산군에서는 손을 놓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관리인이 있는 주차장도 무료고 출렁다리도 무료니까 많은 예산을 들여서 관광에 힘을 주고 있는 것 같은데 왜 폐수는 단속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경관을 해치는 식당 현수막과 폐수만 아니면 정말 일본이나 중국의 유명 관광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경관인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매운탕이라는 글자와 강물에 떠 다니는 거품과 기름띠라서 너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