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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택변호사 오광균 Feb 25. 2022

투표는 해야하나

차악을 뽑으라고? 차악이 있어야 뽑지

어두운 골목 길을 가고 있었다.


앞에서 나를 향해 칼을 든 강도가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강도를 피해 뒤로 도망가려고 했지만 뒤에서도 칼을 든 강도가 다가오고 있었다.


결국 두 강도는 나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상황이 되었다.


강도A가 말했다.


"있는 돈 다 내놔라. 안 그러면 나한테 죽는다."


그러자 강도B가 말했다.


"너 쟤한테 돈 주면 나한테 죽는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강도A에게 돈을 주어야할까 아니면 강도B에게 돈을 주어야 할까.


어차피 강도에게 당하는 건 똑같은데 A를 선택할지 B를 선택할지를 골라야 한다. '차악'을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죽는 건 똑같은데 차악이 있을 수 있나.


만약 내가 강도들에게 "둘이 싸워서 이기는 쪽에 돈을 주겠다"라고 했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강도들은 우선 먼저 나를 찌르고 나중에 누가 가져갈지를 싸우든 말든 정할 것이다. 왜냐하면 강도들이 싸우는 동안 내가 도망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도들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가진 것을 모두 털어놓고 "이제 나는 모르겠으니 알아서들 하세요"라고 하는 것밖에 없을 것이다.


요즘 선거는 이런 모양새다. 투표를 할 수 없는 상황을 주고서는 투표를 하라고 한다. 차악이 없는데 차악을 뽑으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나는 모르겠으니 니들이 알아서 하라고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투표를 하라고?


민주주의란 쥐들이 흰 고양이와 검은 고양이 중 누가 자신들을 이끌면 좋을지 투표하는 것 

- 토미 더글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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