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패트릭이 원한 관계의 모습

영화 <챌린저스> 리뷰 4. 장면들

by 사유의 서랍

* 본 리뷰는 영화<챌린저스>의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패트릭이 들어갔다가 제대로 작동하는 카드가 없어 쫓겨났던 모텔의 광경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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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주인을 연기하신 이 배우분의 눈은 원래 한가지 색이었는데, 이 장면을 연기하기 위해서 한쪽눈에만 렌즈를 끼셨다. 두 눈을 다른 색으로 만들기 위해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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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아트를 연기하는 마이크 파이스트(Mike Faist)는 파이아이인데, 오른쪽 눈의 색이 브라운이 반 섞였다. 그걸 알고 모텔 주인분을 다시보면 머리 모양도 10대의 아트와 같다. 천연곱슬인 블론드헤어. 그렇다, 이 모텔주인분은 패트릭이 마주하는 아트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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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생일이 빠르다는 아트가 19살이고, 패트릭이 18살이었던 13년전 2006년의 둘의 내면을 상징하는 모텔의 내부.


이 장면에서 모텔주인은 끊임없이 보증을 요구하며 패트릭을 받아주지 않는다. 그리고 뒤이어 들어오는 부부는 게이인데, 이들이 모텔주인에게 하는 말은 '웹사이트의 사진을 업데이트하라'는 것이다. 사진과 너무 다르다고. 모텔주인은 리모델링 중이라 다르다고 말한다.


2006년의 패트릭은 아트를 좋아했고, 아트는 그의 마음에 충분히 신뢰가 가지 않아 그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여자 저 여자 만나고 다니는 패트릭에 신뢰가 가지 않아 그는 '그 자신에게 금기'를 넘어설 수 없다. 아트는 패트릭과의 '연인관계'를 거부한다. 하지만 아트의 말이나 행동과 그의 마음은 따로 놀았던 모양이다. 그의 실제(내면)이 밖에서 보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보니. 2006년의 아트는 끊임없이 패트릭과의 관계를 부인하는데, 그가 부인하는 것과는 달리 아트는 패트릭을 내심 좋아했던 것이 아닐까.


뒤에서 게이부부가 패트릭에 대해 나누는 말은 2006년 호텔방에서 아트와 패트릭이 나누던 대사로 반복된다. 한쪽 분은 패트릭이 귀엽다고 우리방에 데리고 가자고 하지만 다른 분은 그가 냄새난다고 거부한다. 2006년 호텔방에서 타시가 올것인지를 두고 아트는 오지않을 것이라 말하고 패트릭은 올 것이라고 말한다. 반복되는 것은 비슷한 상황임을 추측하게 한다. 아마도 바닷가에서 아트가 말했던 'We don't live together'와 패트릭이 말했던 'It's open relationship'은 어느 정도 둘의 관계를 설명하는 말이었던 것 같다. 둘은 같은 방 룸메이트인데 같이 살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아트가 부인하고 싶었던 게 '사귀는 사이'였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패트릭의 이어진 말로 아트가 부인하게 되는 것은 '서로를 독점하는 사이' 다. 즉, 패트릭은 아트와의 관계를 open relationship으로 두고 싶어하지만 아트는 open도, relationship도 거부하는 중이다. 왜? 아트는 연인관계는 상대를 '독점'하는 것이라고 여기니까. 하지만 패트릭은 '독점'할 수 없으니까.


게이부부는 패트릭을 받아들이지 않지만 패트릭과 아트는 타시를 받아들인다. 게이부부는 오픈릴레이션쉽부터 거부하지만 패트릭과 아트는 패트릭이 만들어둔 오픈릴레이션쉽 상황에서 타시를 초대한다. 하지만 아트는 둘다 거부하는 상황이니 타시가 와서 한 명을 선택하는 상황을 떠올리며 말이 안된다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타시는 자신의 퍼즐이 맞는 한 명을 선택하지 않고 둘의 퍼즐조각을 맞춰준 후 떠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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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은 타시와 자고싶다. 애초에 아트와도 자고싶었을 것이다. 패트릭은 '열린관계'라는 핑계로 둘다 갖고싶다. 반면 아트는 둘이 연인관계가 되는 것부터 거부한다. 아트의 관념 속에서 '연인관계'는 일대일의 것이었는데 패트릭이 끊임없이 여자가 바뀌자 둘의 관계가 패트릭이 원한 열린관계가 되기는 커녕 패트릭에 대한 신뢰만 깎아먹은 것이다. 기반이 되는 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타시를 초대해서 셋이 연인관계가 된다? 기초공사부터 말아먹은 2층건물이 제대로 서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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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이 (아트와의) 열린관계에 초대하려고 타시를 보여줬더니 아트가 타시와 공감대를 가지면서 아트와 타시가 둘이 일대일관계가 될 위기에 처했다. 자신이 둘다 가져야 하는데, 그것이 자신의 성공에 대한 대가인데, 자신보다 서열이 아래인 아트가 타시를 혼자 꿀꺽하려고 하다니, 그건 또 안될 일이다. 패트릭은 생각을 바꿔 아트를 쪽주기로 한다, 어린시절 자위얘기를 꺼내면서. 이것은 테니스라는 메타포로도 반복된다. 져주겠다는 말을 번복한 것도 모자라 상대를 모욕하는 방식으로 아트의 볼을 쳐낸다. 패트릭은 아트와 자신의 서열을 전시하고 아트를 박살내 타시를 독점한다.


패트릭이 원했던 방식은 자신의 욕망이 가는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취하는 open relationship이었다. 태어나면서부터 원하는 모든 것을 가져왔던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었던 왕자님은 자신이 둘다 가질 수 없을 것 같자 하나를 부수고 다른 하나를 취한다. 마치 버려진 하나도 자신이 취해주길 기다릴 것처럼. 하지만 버려진 하나는 이를 갈고 나타나 둘 모두를 부숴버린다.



2025.11.11

패트릭 음악 쓰다가 이건 따로 짚고 넘어가야할 것 같아서 쓰고 갑니다.


- 아이가 수족구에 걸리더니 그 다음주에는 독감에 걸리고, 나아가니 제가 옮아서 요 몇주간 업로드가 엉망진창이었습니다. 독감 낫고 다시 오겠습니다. LLL연재는 재정비하고 첫 편을 다시 써야해서 조금더 시간이 걸릴 예정입니다. 죄송합니다. 모두 독감조심하세요!


- 이 다음에 나오는 리셉션의 뉴로셀챌린저 스탭분은 타시를 상징한다는 게 팬분들은 이미 알고 있을 내용이라 살짝 언급만 하고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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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탭 분은 패트릭을 들어오라고 말해주고, 패트릭의 능력을 '알아보고,' 자신의 것이었던 베이글을 반쪽 나누어주고나서 아트의 참여를 패트릭에게 알려주죠. 타시는 패트릭의 마음을 눈치챘고, 자신이 독점할 수 있었던 관계인 아트와의 관계의 문을 열어 패트릭을 들여보내주고, 자신의 것을 나누어 패트릭의 욕망을 '채워줍니다.' 그리고는 아트를 챌린저에 참여하게 해서 패트릭과 재회를 하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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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에 타시와 패트릭이 '자는' 차의 문을 열고는 'you cannot sleep here'하는 스탭분. 머리 짧은 걸로 봐서는 30대 아트를 상징하는 거 같은데요. 아트는 30대가 되어도 여전히 '연인관계'는 독점적으로 여기는데 비해서 타시는 참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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