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입이 표현하는 욕망 -중

영화 <챌린저스> 리뷰 4. 장면들

by 사유의 서랍

* 본 리뷰는 영화의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 입이 표현하는 욕망 - 상편 https://brunch.co.kr/@sosorap/50 에서 이어집니다.





<챌린저스>는 sexual한 욕망에, 기호에 따른 욕망이라는 분류를 추가하고 있다.


아트가 기호식품을 섭취하던 시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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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패트릭과 함께 있던 시절의 아트는 놀랍게도 핫도그도 먹고 콜라, 사이다, 츄러스에 담배까지 입에 댄다. 달디단 밤양갱음식들, 보통은 먹고 싶어서 먹는 종류의 것들. 그리고 패트릭은 아트와 같은 종류의 음식을 먹거나 아트가 먹던 것을 패트릭이 먹고 있다. 아트는 패트릭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입에 주어진 것을 패트릭에게는 양보하거나 뺏기는데, 패트릭 외의 사람들과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 -애초에 같이 뭔가를 먹는 장면 자체가 패트릭이나 타시 말고는 나오지 않는다.- 이때 아트가 먹는 음식에는 건강한 음식이 없고 심지어 운동선수가 담배까지 핀다.


셋의 관계에서 타시가 아트에게 하는 행동이 타시라는 캐릭터가 control freak(통제광)인 걸 의미한다는 분석이 많았는데, 사실 타시가 아트에게 하는 어떤 형태의 통제는 패트릭이 아트에게 이미 행해온 것이다. 13년 전 아트와 패트릭이 함께 있던 테니스 복식 코트에서 상대편에서 넘어온 공을 패트릭이 혼자 다 쳐내는데, 이건 네트 넘어 반대편이 이성애의 상징이고 이성애에서 이쪽으로 넘어온 공을 패트릭이 '독식'한 것으로도 해석가능하다. 그래서 아트는 계속 패트릭이 여친이 있다고 말하고, 패트릭은 여친이 아니라고 말한 것. 패트릭은 아트가 인기 있다는 걸 알고, 아트는 모르며, 여자친구가 없는 이유도 패트릭의 통제 하에 있기 때문일 수 있다.


패트릭이 타시랑 사귄지 1년이 가까울 무렵, 아트가 다른 사람 사귀려는 것도 패트릭은 방해하고 아트는 서브폴트. 담배는 기호식품 중에서도 건강에 나쁜 것인데, 아마 아트에게 담배를 권한 것도 패트릭일 것이다. 타시에게 했던 담배 피냐는 말, 같이 담배피러 가자는 말을 아트에게 했을 것이고 아트는 순하게 따라와서 같이 폈을 것.


패트릭은 서열중심적인 세계관 속에 사는 인물인데(캐릭터 리뷰에서 다시 다룹니다), 패트릭과 아트가 함께 지내던 시절에도 둘 사이에는 서열이 보인다. 타시가 초대된 호텔에서 아트가 타시와 여러 차례 공감을 가지는 걸 느끼자 패트릭은 의도적으로 아트의 첫 자위 이야기를 꺼낸다. 이 또한 타시와 아트에게서 반복되는데, 타시가 아트를 챌린저급 대회에 참가시키자 패트릭은 이를 '아트를 모욕하기 위해 한 일'이 아니냐고 타시를 추궁한다. 어떻게 알까? 자신이 아트에게 해봤던 일이니까 아는 것이다. 패트릭은 본능적으로 '친숙한 관계에서 타인의 힘을 끌어다 자신의 권력을 키우는 방식'을 잘 알고 있다. 이를 타시에게 했고, 타시의 부상으로 이어졌으며, 아트는 그 방식을 이미 겪어봤기에 타시와 함께 그를 쫓아낸다.


12c2a82f6973e6ad56dc93d123fc8d61.jpg 타시가 아트를 통제하는 방식은 패트릭의 통제 방식을 이어받은 것이다.

그리고 이 장면을 다시 보면, 껌을 뱉게 하고, 그걸 받아드는 행위는 컨트롤프릭과 그에 순응하는 행위 - 서열에서 나타나는 행위 그 자체다. 특정 욕망의 허위충족, 그리고 제거. 패트릭이 컨트롤프릭으로 아트에게 준 것은 기호식품, 삭제한 것은 아트에게 좋은 음식들인 것이다. 건강에 좋은 음식들은 아트의 실력을 끌어올리고 그럼 아트는 패트릭의 통제를 벗어나거나 패트릭 위에 올라설 수도 있다. 그를 원하지 않는 패트릭은 아트에게서 실력을 올릴 수 있는 음식을 통제하고 벗어나려고 하면 모욕하며 아트를 자신의 통제 하에 둔다. 패트릭이 아트에게 허용한 것이 기호식품이기에 컨트롤프릭으로 보이지 않을 뿐, 그가 아트의 욕망에 관여하여 통제한 것은 달라지지 않는다.



패트릭은 건강에 좋은 음식에게서 눈을 돌려 함께 기호식품을 먹는다. 타시는 아트에게서 기호식품을 없애고실력향상에 좋은 맛없는 음식을 준다. 패트릭은 아트와의 8년의 관계에서 아트에게 다가오는 이성애를 제거하고, 타시는 아트와의 8년의 결혼생활에서 아트에게 다가오는 동성애를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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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트는 자신의 실력을 상승시킬 음료도 필요하고 먹고싶은 것도 먹고살아야 재미가 있다. 그에겐 기호식품과 건기식이 모두 필요합니다. 즉, 그의 욕망은 동성애와 이성애 모두에 향한다. 아트는 bisexual이군요.



2024.06.27

입이 표현하는 욕망-하편으로 이어집니다.



- 저는 패트릭에게서 온건적 가부장주의를 읽습니다. 관련된 글은 패트릭의 음악과 패트릭의 캐릭터, 패트릭의 락커룸에 대한 글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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