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여나
때는 1980년 5월, 전두환이 서울의 봄을 앗아간 그때, 전두환은 국회의 지지를 못 받으니 정당의 지지라도 확보해야할 필요성이 생긴다. 그렇게 만들어진 유신헌법 제7조는 국민의 세금으로 정부가 생색내며 정당에 보조금을 준다고 규정한다. 그 헌법은 정당에 엄청난 재산과 권력을 안겨주며 승승장구하여 현행 헌법 제8조에도 명맥을 잇고 있다.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할 수 있다.
고.
정당의 국고보조금은 전세계에 있긴 하다.
선거보조금 탓에 연도별 편차가 큰 점을 감안해 최근 10년치 평균을 내면 우리나라 국고보조금 규모는 연간 729억원가량이 된다. 선관위 선거연수원의 2021년 자료에 따르면 일본이 3천380억원(2021년 예상)에 달해 확인 가능한 수치 중 가장 컸다. 일본은 인구수에 250엔을 곱해 연간 정당교부금 규모를 정한다. 이어 독일의 국고보조금이 2천723억원(2020년 기준)으로 일본 다음으로 컸고, 프랑스(911억원·2020년), 노르웨이(728억·2019년), 스페인(727억원·2020년), 터키(639억원·2021년), 호주(588억원·2019년) 등도 보조금 규모가 상당했다. -출처: https://www.yna.co.kr/view/AKR20230209131100502
정당의 국고보조금은 경상보조금과 선거보조금으로 나뉘는데 그 중에 선거보조금이 2022년 기준 몇백억이다. 일단 규모가 큰 편이긴 하지만 경제규모를 감안하더라도 메인보컬은 아니니 감안한다,,,치자.
최근 10년간 정당 자체 수입이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23.6%로 보조금(29.4%)의 비율에 못 미쳤다. ... 독일은 정당법에서 국고보조금이 당비, 기부금 등 정당별 자체 수입 총액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보조금이 정당 재정의 절반을 넘을 수 없다. 그러면서 독일은 정당별 보조금 규모를 정당별 득표수뿐 아니라 정당 수입을 기준으로 산정하고 있다.
그렇게 잘 봐주더라도 보조금의 산정기준은 문제가 될 수 있다.
헌법 제8조 제3항에 따른 국고보조금 배부의 기준은 정치자금법 제27조에서 규정하고 있다.
제27조 (보조금의 배분) ①경상보조금과 선거보조금은 지급 당시 「국회법」 제33조(교섭단체)제1항 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동일 정당의 소속의원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에 대하여 그 100분의 50을 정당별로 균등하게 분할하여 배분·지급한다.
②보조금 지급 당시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배분·지급대상이 아닌 정당으로서 5석 이상의 의석을 가진 정당에 대하여는 100분의 5씩을, 의석이 없거나 5석 미만의 의석을 가진 정당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당에 대하여는 보조금의 100분의 2씩을 배분·지급한다.
③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한 배분·지급액을 제외한 잔여분 중 100분의 50은 지급 당시 국회의석을 가진 정당에 그 의석수의 비율에 따라 배분·지급하고, 그 잔여분은 국회의원선거의 득표수 비율에 따라 배분·지급한다.
이 법에서 정하는 기준은 결국 경상이든 선거든 거대정당에 돈을 몰아주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2022년에는 거대 정당인 두 정당에만 약 2천억원의 국고가 배정된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우리 헌법은 선거공영제를 규정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헌법」 제116조는 “모든 선거운동은 각급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하에 법률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하되,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어야 하며, 선거에 관한 경비는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당 또는 후보자에게 부담시킬 수 없다.”고 명시함으로써 선거공영제를 천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직선거법」에서는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제122조의2(선거비용의 보전 등) ①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는 다음 각호의 규정에 따라 후보자(대통령선거의 정당추천후보자와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및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선거에 있어서는 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가 이 법의 규정에 의한 선거운동을 위하여 지출한 선거비용[「정치자금법」 제40조(회계보고)의 규정에 따라 제출한 회계보고서에 보고된 선거비용으로서 정당하게 지출한 것으로 인정되는 선거비용을 말한다]을 제122조(선거비용제한액의 공고)의 규정에 의하여 공고한 비용의 범위안에서 대통령선거 및 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는 국가의 부담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 및 장의 선거에 있어서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으로 선거일후 보전한다. <개정 2004. 3. 12., 2005. 8. 4.>
1. 대통령선거, 지역구국회의원선거, 지역구지방의회의원선거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선거
가. 후보자가 당선되거나 사망한 경우 또는 후보자의 득표수가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5 이상인 경우
후보자가 지출한 선거비용의 전액
나. 후보자의 득표수가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0 이상 100분의 15 미만인 경우후보자가 지출한 선거비용의 100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
규정기준은 '15%이상 득표하면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한다',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15%는 너무 낮지 않나, 하는 문제가 있고, 전액을 보전하는 것 또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규정 자체는 가난한 사람의 피선거권도 보호하려는 것이기에 아예 없앨 수는 없다.
다만 이 규정이 정당의 선거보조금과 결합될 경우 문제가 된다.
1.
국고에서 정당에 보조금을 주면, 정당은 정당소속 국회의원 등의 선거에 비용을 지원한다. 인력을 직접 지원할 수도 있고 법률 교육 뿐 아니라 각종 선거시스템에서 운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다양하게 지원한다. 그래서 거대정당의 인프라를 등에 업고 선거에 뛰어드는 것과 아닌 것은 천지차이라고들 한다. 거대정당의 후보로 등록하면 정당의 브랜드가치 때문에 15프로 이상의 득표도 더 가능해질 것이다.
때문에 정당의 선거보조금은 소속 의원후보의 공천에 '충성도 확보'의 권력을 부여한다. 보통 비례대표의원으로 초선의원이 되고 그 다음은 정당에서 공천을 받아야 하는데, 비례대표시절에 정당의 방향과 다른 입법을 추진했다? 정당의 이익을 깎아먹는 법안을 추진했다? 다음에 공천을 못 받고, 홀로 나가본다 한들 15프로의 득표도 못해서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받지 못한다. 정당에 들어가 사바사바 좀 하고 골프좀 치면 다음에 공천도 되고 당선가능성도 올라간다. 선거보조금이 정당의 소속의원 충성도 확보에 기여하고 동시에 입법안의 질은 떨어트리는데 기여한다.
정당보조금이 우리나라 정당 두 곳에 대부분 가고 있다. 심지어 정당 자체수입(당원들의 회비 등)도 1, 2위를 다투는 정당들이다. 안그래도 입김이 센 두 정당에게 선거보조금도 그 입김을 세게하는데 큰 보탬이 된다. 거기엔 정당 자체수입을 넘어설 수 없다는 제한이나 금액적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 우리나라의 의원들은 대부분 이 두 정당의 스탠스에 발목이 묶이게 된다.
2.
사실 그보다 큰 문제는 국고 이중지급의 문제다. 두 정당에서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되면 먼저 정당에서 선거비용의 지원이 있고, 국회의원 개인 후원 계좌를 열 수 있어 선거가 있는 해는 3억까지 후원을 받을 수 있다. 정당과 후원으로 선거비용을 치르고 나면 치른 선거비용만큼 국가에서 돌려준다. 제 주머니에서 나가지 않았는데 돈이 생기는 것이다. 심하게 아끼고 사람을 땡겨서(당선되면 보직으로 보상) 쓰면 선거비용의 두배 이상 벌어들일 수도 있다. 재테크 왜 하죠? 모두 피선거테크 하세요.
정당에서 공천 받으면 선거를 나가서 돈이 나가는 게 아니라 돈이 벌린다. 사람들이 아파서 병원을 가도 만원은 내는데, 선거 나가는 비용이 만원도 안 든다. 그래서 국회의원에 출마하고 싶은 사람은 돈을 국민에게 안 쓰고 정당의 공천을 따내는데 쓴다. 공천 따내려고 억대를 써도 선거 몇 번 나가면 그 돈이 이자까지 불려서 돌아오니까. 그리고 국민의 뜻에 복종하지 않는다. 정당에 복종한다.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데 '돈'도 안 들고 국민 눈치도 안 본다. 실업급여 문제 운운하는 기사보면 웃기다. 백수에게 기회비용을 줘야 한단다. 나라 선거에 나가는데도 기회비용이 안 드는데!
3.
경상보조금과 선거보조금의 지급기준이 당선인수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도 문제다. 선거보조금이 당선인수를 기준으로 책정될 수는 있다. 경상보조금까지 당선인수에 영향을 받으면 소수정당의 진입장벽은 여러모로 커질 수 밖에 없다.
정당과 국회에도 문제가 생긴다. 소속의원의 도덕성, 인품, 이런 게 중요하지 않다. 한 명이라도 더 당선돼야 선거보조금과 경상보조금이 둘 다 늘어나고 권력도 늘어난다. 때문에 당선될 만한 위인을 고른다. 방송에 나와 이름을 알렸다? 공천 준다고 꼬셔서 서둘러 데려온다. 국회의원의 기준이 도덕, 인품, 리더십에서 떠나 인기와 돈으로 옮겨간다. 당선될 국회의원을 데려오느라 당내 도덕성의 기준이 흔들리고, 이는 다시 소속 국회의원의 충성에 따라 개개 국회의원의 도덕성에도 영향을 준다. 결국 국회 전체의 도덕성에 국고가 기여하지 못한다. 악순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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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낮 우원식 국회의장이 기자회견을 하여 '이원집정부제'가 떠오르는 개헌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그리고는 기다렸다는 듯이 여러 국회의원이 sns로 동조하는 뜻을 보냈다. 내각제는 왜 필요한가? 탄핵된 대통령이 내각을 통해 나온 총리가 아니어서 계엄을 했나? 국민이 뽑지 않고 국회의원들이 행정부 수반을 뽑으면 보다 괜찮은 사람이 뽑히나?
내각제 혹은 이원집정부제가 되면 대통령 혹은 총리는 국회가 통과시킨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거나(내각) 제한되게 된다(이원집정부제). 백번 양보해서, 윤정부 때 많은 쟁점 법안이 대통령의 만능 거부권 행사(횟수제한도 없다)로 국회로 환부되고 재의결이 무산되면서 입안에 실패했으니, 대통령의 권한의 축소를 이야기하고 싶을 수는 있다.
우리 헌법은
제53조 ①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은 정부에 이송되어 15일 이내에 대통령이 공포한다.
②법률안에 이의가 있을 때에는 대통령은 제1항의 기간내에 이의서를 붙여 국회로 환부하고, 그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국회의 폐회 중에도 또한 같다.
③대통령은 법률안의 일부에 대하여 또는 법률안을 수정하여 재의를 요구할 수 없다.
④재의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국회는 재의에 붙이고,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전과 같은 의결을 하면 그 법률안은 법률로서 확정된다.
⑤대통령이 제1항의 기간 내에 공포나 재의의 요구를 하지 아니한 때에도 그 법률안은 법률로서 확정된다.
⑥대통령은 제4항과 제5항의 규정에 의하여 확정된 법률을 지체없이 공포하여야 한다. 제5항에 의하여 법률이 확정된 후 또는 제4항에 의한 확정법률이 정부에 이송된 후 5일 이내에 대통령이 공포하지 아니할 때에는 국회의장이 이를 공포한다.
⑦법률은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공포한 날로부터 20일을 경과함으로써 효력을 발생한다.
거부권 행사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다만, 이것은 국민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형태의 개헌으로 이어질 필요는 없다. 국민의 선거권은 독재로 인해 빼앗기고 체육관에 빼앗겼으며, 찾아온 이후에도 언론에 의해 어지럽혀지고 정당으로 인해 제대로 정치에 전달되지 않아온 역사가 있다. 위헌적인 계엄을 일으켰는데도 국회의원의 절반이 공석이 되어 탄핵에 대한 의결이 어려운 국회의 상황을 목도하기도 했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에게 힘을 더 줄 필요까진 느끼지 않아도, 국민의 뜻과 배치되는 행동을 하는 국회의원들에게 대통령을 견제할 권한을 더 주고 싶지도 않다(이원집정부제).
개헌을 한다면 1번은 정당에 주어지는 선거보조금을 제한하는 데 있을 일이다. 정당의 눈치를 보느라 개헌논의도 하지 않는 선거보조금을 두고 국회에 권한을 더 주고 싶지 않다. 선거보조금은 특히 개헌까지 갈 필요도 없다.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의 규정만 섬세하게 더 손을 보면 될 일이다. 개헌은 커녕 개정만 하면 되는 논의에 대해서는 ㅅ도 말꺼내지 않으면서 자신의 권한을 키우는 헌법규정을 손보자는 소리를 당당하게 하는 걸 보면 얼굴에 철판이라도 깔았나싶다.
여기 국민과 국회 사이에 로그롤링을 하나 제안하겠다. 정당 선거보조금 개정을 하고나면 그 다음에 헌법 제53조에 '횟수제한'을 거는 개헌은 용납해 디리리다. 그러면 당장 6월 3일에 치뤄지는 대선에 국민투표로 개헌합의는 못해드리겠다. 그리고 국회 총리 선임권? 이원집정부제? 당장 눈앞에 권력이 떨어질 마당이니 콩고물 하나라도 더 주워먹으려는 게 뻔히 보여서 전혀 동의 못하겠다. 그를 위한 개헌이면 조용히 넣어두길 바란다.
지금 있는 헌법 어긴 사람들이나 좀 제대로 잡고 얘기합시다, 좀. 동조한 당 세력을 협상테이블로 끌어오고 싶냐.
2025.4.6
파면된지 이틀은 욕심을 감추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다.
- 파면되고 기쁨의 파면정식으로 샤브샤브 먹고는 고기가 안좋았는지 장염에 걸려 골골 앓다 겨우 살아난 오전에 접하기에는 너무 괴로운 소식이다. 개헌은 ㄱ소리다.
- 오랜만에 헌법시간에 배웠던 내용 복기하면서 관련기사 찾고 머리 터질 것 같은 반나절을 보냈네요. 정치에 관심 많지만 정치 얘기는 너무 딴지 걸릴 게 많아서 쓰고 싶지 않은데 오늘은 그냥 헌법 얘기니까, 그쵸? 그렇다고 해주세요... 읽어주신 분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