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스마트폰에 알뜰 통신사인 ‘아빠와 나’의 휴대폰 요금을 더해도 메이저 통신사인 ‘엄마’(유일하게 데이터 있는 진짜 스마트폰의 소유주)의 휴대폰 요금에는 미치지 못한다. 휴대폰 요금은 매달의 지출내역 중에서 가장 만족감이 큰 소비이기도 하다. 알뜰 통신사는 통화음질이 떨어진다는 둥의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지만, 전혀 불편을 느끼지 못한 나로서는 그게 무슨 소리인지 통 알 수가 없다. 메인 통신사는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리기라도 한다는 뜻일까.
지금 사용 중인 통신사를 알게 된 것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였고, 마침 가입 경로가 우체국 홈페이지라서 신뢰가 갔다. 그 후로 몇 년째 소박한 요금을 지불할 때마다, 참 합리적이 요금제로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에 대해 고마움을 느꼈다. 알뜰 통신사가 등장하지 않았더라면 여전히 몇 만 원에 달하는 통신비를 내야만 했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결제 카드를 변경해야 할 일이 생겼다. 나는 고객센터에 수없이 전화연결을 시도했지만 끝내 상담원과는 통화할 수 없었다.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된 사실은 그곳의 고객센터는 절대로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유선 상담은 없는 셈 치라’는 조언이었다. 대신 홈페이지에 문의해서 처리했다는 사람들의 경험담.
아아! 뭐…, 그럴 수도 있겠구나. 나 같은 사람이 많으면 상담원들 월급을 충당하기 쉽지 않을지도. 나는 내가 내는 휴대폰 요금을 상기하며 결코 전화는 받지 않는 그들의 입장을 헤아렸다.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 유선 상담보다는 웹 상담이 물론 편하고 손쉬울 테지. 상당히 싫어하는 회원가입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아니, 기꺼이 웹으로 카드 변경을 신청했고 요청 사항은 제법 빠른 속도로 승인되었다. 그래도 직원이 있긴 있구나, 다행이다. '매달,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쭉 신세 좀 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