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 이야기
매해 5월 28일은 세계 월경의 날이에요. 평균 5일 동안 28일 주기로 월경을 하는 것에서 착안해 2014년에 만들어졌어요. 인종, 국적, 연령 상관없이 모든 여성이 월경을 ‘월경’이라 말할 수 있도록, 당당하고 건강하게 월경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인식이 좀 바뀌기는 했지만, 여전히 월경을 월경이라 부르지 못하고 있죠. 아마 많은 여성들이 저마다 월경을 뜻하는 표현을 하나씩은 만들었을 거예요. 빨간 날, 그 날 등 모두 아는 표현부터 예측 어려운 것까지 다양할 거고요. 그런데 생리대 광고에서마저 ‘그 날’이라고 하는 건 좀 이상하지 않나요?
‘월경’, ‘생리’라는 말이 있는데 왜 암호같은 것을 만들어 은밀하게 얘기할까요? 세상이 ‘월경’, ‘생리’라 말하는 것을 금기하기 때문이겠죠? 대놓고 입을 막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 분위기가 좀 그렇잖아요. 아마 여성으로 태어나 여성으로 살면서 ‘월경’, ‘생리’라고 말했다가 창피 당한 경험이 한 번씩은 있을 거예요.
대부분의 나라, 부족에서 ‘월경’, ‘생리’를 더러운 것, 불경한 것으로 여기고 있어요. 그런 ‘더럽고, 불경한’ 것을 하는 ‘여성’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여기고 있고요. 이 또한 참 이상하지 않나요? 자연스러운 것을 자연스럽게 하는데 그걸 나쁘게 치부하고, 부정하는 것이? 이런 인식이 변하기까지 오래 걸릴 것 같아요. 어쩌면 우리의 다음 다음 다음 세대에도 불가능할지 모르고요. 왜냐하면 지금까지, 억겁의 세월 동안 그랬으니까요. 여전히 한쪽에선 월경혈을 빨갛게 표현하는 것조차 불편해하니까요.
그래서 전 다짐했어요, 월경을 ‘월경’이라 부르고, 생리를 ‘생리’라 부르기로.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쭉 그러기로.
엄연한 이름이 있는데 그걸 제대로 호명하지 않는 건 부끄럽거나, 감추고 싶거나, 떳떳하지 못하다는 의미잖아요. 전 ‘월경’, ‘생리’가 귀찮고, 성가시고, 때론 못마땅하지만, 부끄럽진 않아요. 부끄러운 건 임산부석에 앉아서 다리를 쩍 벌리는 행위, 길거리에 침을 칙칙 뱉는 행위, 아무데나 주차하는 행위,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떠드는 행위, 남의 약점을 함부로 난도질하는 행위 등등이잖아요.
그러니까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 우리의 몸에서 벌어지는 일을 ‘월경’, ‘생리’라고 정확하게 부르려고요. 누군가 눈살 찌푸리고, 손가락질하고, 험담하더라도 그건 그 사람의 잘못된 언행이지 우리가 틀린 건 아니니까.
월경을 할 예정이고, 하고 있고, 했을 모든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여러분의 건강이 안녕하기를 바랍니다.
월경의 날 축하드려요.
-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