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하는 여성

앰버 이야기

by 오늘

생리 주기를 ‘그날’로, 생리 용품을 ‘그거’로, 생리 그 자체를 ‘마법’으로 돌려 말하는 시대는… 솔직히 지나갔다고 본다. 생리대 광고에서 붉은 피가 등장하고, 흰 바지와 치마는 사라지는 추세다. 편안한 차림, 다양한 여성상, 현실적인 표현들이 앞다투어 등장한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희망적인 신호다. 다만 아직 변하지 않은 건 생리하는 여성에 대한 인식이다. 이건 정말 한참 멀었다. 해도 해도 모자람이 없고 끝이 없는 이야기다. 솔직히…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먼저 ‘생리’ 하면 따라오는 단어들에 무엇이 있는지 묻고 싶다. 불편함, 수고로움, 불쾌함, 짐. 나는 이런 것들이 떠오른다. 이건 생리통과 PMS를 겪는 여성으로서 떠올리는 것들이다. 따져 말하면 ‘실재하는 경험’에 관한 거지.


다음으로는 ‘생리하는 여성’ 하면 따라오는 단어들에 무엇이 있는지 묻고 싶다. 예민함, 감정적, 까칠함, 짜증. 이런 것들이 있다. 전부 부정적인 뉘앙스를 준다(‘예민함’에 부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넓게 보면, 특정 성별에 사용되는 표현들의 의미 변질-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이미 고정관념이 되어버린 단어들은 결국 ‘너 생리하냐?’류의 비난과 조롱이 되어 여성의 행동과 감정표현 등을 제한한다.


여성이 10명 있으면 10개의 성격이 있고, 10개의 감정적 선이 있으며, 10개의 기준이 있다. 그들 각각이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개체라는 얘기다. 당연히 여러 가지 이유로, 여러 가지 상황에서,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 그런데 ‘너 생리하냐?’에 담긴 악의는 그 모든 걸 못 본 체하고 ‘예민한 여성은 생리 중’이라는 편견으로 여성을 뭉뚱그린다. 결국 ‘본인 피셜’에 가까운 정형화된 여성상 안에 자기 앞에 있는 여성을 욱여넣는다. 그와 동시에 ‘생리’를 비하의 의미로 사용하며 생리하는 여성 자체를 낮잡아 보기까지 한다. 저열하고 역겹기 짝이 없는 문장이다.


많은 여성들이 생리 중에 평소보다 날카로워지기도 한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게 아니다(그런데 이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거 아닌가? 하루 종일 불규칙적으로 피를 쏟고, 생리용품 교체 시기를 조금만 놓치면 옷에 묻을까 걱정을 해야 하고, 심지어 여기저기 아프기까지 한 상황에서 평소와 똑같이 평정심을 유지하는 사람이 대단한 거다.).


다만 정신 똑바로 차리고… 겪어본 영역이 아닌 이상, 생각이 모자라면 입은 다물고 살자는 얘기다. 책임 못 질 말은 뱉지 말자고. 물론 저따위로 말하는 사람이라면 책임 같은 건 고려의 대상도 아닐 테고, 이 글을 읽지도 않을 테지만 그래도 나는 믿는다. 사람이라면 배우고 발전할 여지가 있다. 혹여나 읽을지 모를, 반성의 여지가 있는 누군가를 향해 이야기해 본다. 당신의 영역이 아니라면 귀를 여세요, 입은 닫고.


- 앰버




nadograe.com/stor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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