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비어 스폿

원더워니 이야기

by 오늘

나에게는 ‘내 삶은 친구들’이라는 카톡방이 있다.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이십 년이 훌쩍 넘은 세월 동안 볼 거 안 볼 거 다 본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곳이다. 가족을 제외한, 물리적 시간을 가장 오래 함께 보낸 친구들의 소통방에 20대 추억이 담긴 비어 스폿이 소환됐다.


그 시절 우리는 매일 학교 또는 회사가 끝난 후 이수역 골목길의 한 술집에 출근했다. 시원한 맥주 한 잔(물론 대여섯 잔이 넘지 않으면 귀가하지 않았음)과 친구들이면 하루의 즐거움도 힘듦도 행복이 되었다. 후끈한 연애사부터 어설픈 정치 이야기까지 우리의 입은 쉴 틈이 없었다. 주머니가 가벼워 안주는 달랑 황도 한 접시였지만, 어두컴컴한 그 공간은 희망이면서 평안이었다.


이젠 우리의 대화방이 또 다른 의미의 비어 스폿이 되고 있다. 하루를 혼술로 마감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 쓸데없어 보이는 잡담, 가족 이야기, 어려운 육아 그리고 그냥 그런 내 기분 이야기까지. 투정도 철없음도 통용되고, 푸르렀던 20대만큼이나 소중한 우리의 대화방. 정리되지 않고, 대단할 것도 없지만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깊이 애정 한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친구들과 함께 추억의 그곳에 가서 시원한 맥주 한 잔 마시고 싶다.


- 원더워니




nadograe.com/stor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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