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겠습니다만, 불편합니다.

하다 이야기

by 오늘

웃고, 떠들다가도 불편한 단어 하나에 미간을 찌푸리는 사람, 접니다.


모든 사람이 논리적이어야 하고, 말을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용하는 단어로 그 사람의 전부를 판단하는 것을 지양합니다. 하지만 저는 단어와 표현에 민감합니다.


단어에 ‘충’을 붙여 혐오를 조성하고, 유머로 소비하며, 특정 인물이나 그룹은 그런 일을 당해도 된다고 주장하는 분위기가 느껴질 때마다 소름이 돋습니다. 일상에 급식충, 맘충, 생리충 등 다양한 변주로 스며든 게 참담합니다. 사람이 해충과 다름은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타인에 부정적 의미를 낙인 찍는 것은 백 번 천 번 만 번 생각해도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더 어릴 때부터 싫어한 말은 ‘짱개’입니다. 이 단어를 적는 이 순간도 끔찍합니다. 왜 멀쩡한 표현 놔두고 굳이 비하와 혐오를 가득 담아 저렇게 칭할까요. 우리에겐 타인을 그렇게 명명할 권리가 없습니다. 그 누구도 인종, 성별 등으로 비하와 혐오를 당해선 안 됩니다. 김치녀, 김여사는 또 어떻고요.


전 정말 모르겠습니다.


요즘엔 존맛탱, 존멋 등등도 사용하는데 그것 역시 불편합니다. ‘존’이 붙은 단어를 보는 순간 입맛도 떨어지고, 멋도 떨어지고, 흥미도 떨어집니다.


센스, 창의력, 새로움 등이 목적일까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누군가를 혐오하는 데 센스, 창의력, 새로움이 쓰인다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더불어 저는 참 센스도 없고, 창의력도 없고, 낡은 사람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평생 그런 사람으로 살 작정입니다.


덧, 외에도 빚투, 학투 등도 불편합니다. ‘발암 캐릭터’ 등도 불편합니다.


네, 저는 매일 불편합니다. 네, 저는 유난 떠는 사람입니다.


-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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