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리에 박힌 학교에서 보여준 그 영화(1)

영화 '매트릭스'(1999)와 미래 사회

by 소소 쌤

수업 때 많은 교사들이 영상 자료를 활용한다. 나의 경우, 그중에서도 많이 활용하는 매체가 뉴스와 영화이다. 현재의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뉴스를 활용하는 편이고, 시간과 공간에 제약 없이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영화를 활용하는 편이다. 영화는 시공간을 넘나들어 표현을 할 수 있는 무한한 상상력의 장이며,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관객이 흥미를 가지고 직접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그렇기에 나는 영화를 사랑한다.


종종 수업에서 영화의 장면을 소개하거나, 학생들에게 영화를 권하기도 한다. 그중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인권에 대한 수업을 하면서 활용한 적이 있다. 아이들은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영국의 나이 든 목수의 절박한 상황을 영화를 통해 목격하고 답답함을 느낀다. 마지막 장면을 통해 눈물을 흘리며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한 공감과 집중의 이유는 영화 속 세계가 창조된 세상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현재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삶과 깊은 연결고리를 갖거나, 우리가 가진 고민을 공유했기 때문일 것이다.


작년 12월 매트릭스:리저렉션(2021)이 개봉했다. 중학교 과학 수업 시간에 매트릭스(1999)를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과학 선생님이 그 영화를 틀어줬지만 그것이 과학 교과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수업을 통해 어떠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기에 그저 몸이 공중에서 멈춰있거나 몸이 뒤로 90도 꺾이는 엄청난 액션 장면이 기억에 남을 뿐이었다. 빨간 약과 파란 약의 의미가 무엇인지 어렴풋하게 짐작할 뿐이었다.


20220212_192850.jpg 영화 매트릭스(1999)의 한 장면


최근 다시 본 매트릭스(1999)는 개봉일로부터 22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유의미한 영화였다. 인공지능과 인간이 전쟁을 벌인 후 인공지능에 의해 만들어진 세상, 그 속에 인간은 마치 건전지처럼 에너지를 생산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빨간 알약을 먹으면 우리는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자각한 인간들을 막기 위한 요원들의 방해에 맞서 인간의 투쟁이 펼쳐진다.


영화를 보고 두 가지 질문을 가지게 된다.

우리는 미래사회에 인공지능과 어떠한 관계를 맺게 될 것인가?(다른 말로 '이 영화적 상상력이 현실이 될 가능성은 없을까?'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처해진다면 과연 나는 어떤 알약을 선택할 것인가.(다른 말로 '내가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지금의 현실은 진짜 '진실'은 맞는가?'로 의심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최근 '정재승의 미래학교'라는 교사 연수를 들었다. 인지하고 있는 것보다, 내가 ‘미래’라고 여기는 것들은 우리 가까이에 와있었다. 사물인터넷, 증강현실, 인공지능이 활용되는 삶. 누군가는 매트릭스처럼 전쟁이 일어날 수 있고 인공지능에 의해 지배당할 것을 두려워하며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영화로 만들기도 한다. 충분히 가능한 영화적 상상력이지만 나는 연수를 통해 매트릭스가 던진 질문에 내 나름의 답을 찾아볼 수 있었다.


내가 이해한 연수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메시지는, "인공지능과 더불어 살아가야 할 방법을 학교에서 가르쳐 줄 필요가 있다는 것. 인간이 원래 갖고 있는 인간 지성의 장점을 연마하고 인공지능과 보완하고 협업하는 공생의 패러다임을 갖는 것." 이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통합사회 교과서에서 미래는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지 않다. 빠르게 바뀌는 사회에 비해 교과서는 정적이다. 교과서의 주제로 살펴보는 사회 문제는 여전히 유의미하게 논의되어야 할 문제들인 것도 사실이지만, 때때로 빠른 변화 속 우리가 잘 적응하는 교육을 하고 있는가 고민이 되기도 한다.


올해 수업을 하면서는 이 점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 우리 아이들은 인공지능과 같은 미래 과학기술과 공생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갖춰나갈 수 있을까. 또한 기계와 다른 인간이 '생각하고 협력하는 인간'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영화 속 스미스 요원이 '바이러스'라고 비웃는 인간이 아닌 자연과, 인간과, 기술과 공생할 수 있는, 또한 두려워도 진실을 맞닥뜨릴 수 있는 생각하는 인간으로 나를 포함한 아이들이 성장해야 할 것이다. 인간은 다양하고 때때로 나약하지만 그럼에도 강인함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20220212_193311.jpg 영화 매트릭스(1999)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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