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퇴사를 후회하지 않는다.

그저 현재를 바라보며,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by 소소탐구

지난 7월. 그러니까 24년 7월에 퇴사를 했다. 당시 내 나이 39세 (만 나이 37세), 22개월의 경험을 얻었다. 퇴사 후에는 엄마와 한 달 동안 동유럽 여행을 다녀왔고, 다음 한 달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10월, 11월은 22개월의 시간을 돌아보며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다듬었다. 12월 중순부터 회사 지원을 시작했는데, 연말, 연초 연휴가 중간에 있었던지라 빠르게 진행되지 못했다. 지금까지 1곳 지원하여, 서류 통과 후, 1차 면접에서 불합격되었다.







지난 회사는 프로덕트 매니저로 전향한 후 들어간 첫 번째 회사였다. 근무 첫날부터 의아했지만, 어찌 되었든 경력이 필요했기에 애써 마음을 다잡으며 버텼다. 22개월은 긴 시간은 아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고통스러운 22개월이었다.


퇴사의 이유가 한 가지만 있으랴. 이런저런 이유가 있지만 그보다 제일 힘들었던 건 커리어 성장을 이룰 수 없는 환경이었다.


고객 문제, 비즈니스 문제를 위한 모든 행위는 누군가의 직관으로 한 순간에 결정되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 과정이 생략되고, 고객 중심이 아닌 기업(그 누군가)을 중심으로 사용자에 대한 고민 없이 돈을 벌기 위한 아이템에만 집중했다. 그 누군가가 하고 싶은 것들을 진행했다. 아무도 다른 방식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고, 아무도 이의 제기 하지 않았다. (입사 초기에 그 누군가에게 이의 제기하다 이후 미팅에서 제외된 적이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마무리 없이 흐지부지 되다 보니, 개인 포트폴리오나 이력서에 당당하게 사용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러다 보니 22개월 내내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나는 어디쯤에 위치해 있는 것일까?' '경쟁력 있는 프로덕트 매니저일까?' '지금은 아니라면, 이곳에서 그런 경험을 쌓을 수 있는가?' '이곳에서 계속 경험을 쌓는다면 나는 경쟁력 있는 프로덕트 매니저가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머릿속에서 없어지지 않았다. 스스로를 프로덕트 매니저라고 소개하는 것도 진심으로 창피했다.


이 때문인지 개인적으로 지식을 쌓기 위해 직무 관련 강의를 정말 많이 수강했다. 어떻게든 활용해보고자 했으나, 어떻게든 회사에서는 배운 것들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이었고, 그저 대표 또는 부서장님이 하고자 하는 일을 서포트할 수밖에 없었다. 약간의 자율성은 있었지만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모든 과정과 선택에 타당한 근거를 만들고 논리적으로 일하기 쉽지 않았다. 아니, 불가능했다.


결국 난 또다시 2년을 채우지 못했고, 퇴사했다.







매일 채용 공고를 살펴본다. 채용 공고와 내가 가진 역량과 경험이 어느 곳에 적합할 할지 고민한다. 고민하다 보면 자신감이 땅끝까지 떨어진다. 고민하다 보면 나의 무지를 깨닫게 된다. 이런 생각에 한없이 빠지다 보면 무기력해진다. 다시는 일할 수 없을 것만 같다. 무기력에 빠져 허우적허우적.


퇴사를 후회하지 않는다. 퇴사 후를 두려워해서 계속 있었다면 더욱 괴로운 하루하루를 보냈을 테지. 옳고 그른 선택은 없다. 그저 나의 선택으로 옳게 만드는 것일 뿐.


과거를 되새기며 후회하지 말고, 미래를 상상하며 바라지 말 것. 그저 현재를 바라보며,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물론 쉽지 않겠지만, 의식적으로 현재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한 발짝 나아갈 수 있겠지. 이렇게 한 발짝씩 가다보면 어딘가 도달해 있겠지.






모두 퇴사를 두려워 하지 말아요. 새로운 문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전부는 아니니까요:) 퇴사자 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