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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Sep 04. 2024

브랜드의 언어를 시작하며

언어 때문에 브랜드를 좋아하게 된 경험이 있나요?



어떤 브랜드를 좋아하게 되는 계기는 저마다 다를 겁니다. 저는 보통 브랜드가 쓰는 언어에서 호감을 느끼는 편이었어요. 


‘사람을 향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따뜻한 연결의 힘을 이야기하는 SK텔레콤이 좋았고, 신제품 출시를 ‘Oh. So. Pro.‘처럼 간결하고 위트 있는 카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애플이 좋았습니다.


광고 카피에만 영향을 받은 건 아니었습니다. 금융, 쇼핑, 음식 배달 등 일상 서비스를 모바일로 이용하는 게 당연해지면서부터는 토스처럼 군더더기 없고 자연스러운 UX 라이팅으로 말을 거는 브랜드에 호감을 느꼈습니다.


쓰는 일이 직업이었기에 좋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제가 담당하는 브랜드의 고객도 언어에서 호감을 느낄 수 있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카피라이터, 에디터, UX 라이터, 브랜드 마케터까지 다양한 직무를 넘나들며 직장 생활을 한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파란만장했던 커리어를 돌아보니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저를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직무도 다양했지만 광고부터 유통, 금융, OTT까지 업계도 다양했거든요.


하지만 브랜드의 언어를 담당했다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직접 글을 쓰는 일 외에도 브랜드의 언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실제로 적용해 개선하는 일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있을 때 더 늦기 전에 ‘브랜드의 언어’를 주제로 그동안 했던 일을 정리해 보고, 제가 남다르다고 생각했던 브랜드의 언어도 짚어보고 싶었습니다. 소속이 없는 자유로운 신분일 때 써야 하는 글이 아닌 쓰고 싶은 글을 써보고 싶기도 했고요.


마음을 움직이는 브랜드의 언어는 무엇이 다른지, 브랜드의 지향점을 언어에 어떻게 녹여냈는지, 제가 만든 브랜드 언어 가이드는 어떤 생각의 과정을 거쳤는지에 대해 쓸 예정입니다. 


애플, 토스처럼 이미 언어로 주목받고 많이 리뷰된 브랜드보다는 소신 있는 언어로 해당 분야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브랜드 위주로 살펴보려고 합니다.


업계에 훌륭한 전문가 분들이 많은데 제가 이런 글을 써도 될지 조심스럽습니다. 그저 언어를 다루는 사람이 좋아하는 브랜드에 관해 쓴 사적인 리뷰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부족하지만 제 생각과 경험이 브랜드의 언어를 고민하시는 분들께 작은 인사이트를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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