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가슴으로 경제를 이야기하다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경제는 잘 모릅니다.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선택한 전공이었지만, 뼛속까지 문과였던 저는 경제수학에서 미분과 적분을 만나며 좌절해야 했고, 전공에서 적성도 흥미도 의미도 찾지 못했습니다. 졸업 후 전공과 관련 없는 분야에 취업하면서 경제와는 더 멀어졌죠. 머리 아픈 경제 뉴스는 보지 않았고, 원금 손실이 무서워서 남들 다 하는 주식도 안 하고 예적금만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 제가 '슈카월드' 덕분에 최근 경제 공부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재미있어서 보기 시작한 슈카쌤의 강의와 주식 라이브 콘텐츠에는 경제 유튜브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인문학적 깊이와 감동을 주는 언어가 있었습니다. 돈 버는 기술로 경쟁심을 자극하거나 경기 침체 공포를 조장하는 콘텐츠들과는 다르다고 느낀 언어가 있었습니다.
돈 버는 법보다 돈 버는 이유를 고민하게 하는 언어
<돈이 최고야> 편에서 슈카 님은 모든 대화의 기준, 선택의 기준, 가치의 기준이 돈이 되어버린 사회에서 우리가 돈보다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최근 10년 사이에 우리나라 학생들의 직업 선택 기준 1위는 적성에서 수입으로 바뀐 반면 EBS 다큐 촬영으로 슈카 님이 인터뷰한 일본 청년들은 삶의 우선순위가 돈에 있지 않았습니다. 대기업에서 일하지 않아도, 많은 연봉을 받지 않아도, 워라밸을 지킬 수 있고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은 일에 만족했습니다.
"부동산 붐, 동학개미 운동, 코인의 붐, 최근 10년 간 우리 사회와 커뮤니티, 모든 신문을 덮은 주제가 돈이 됐어요. 돈이 이야기의 중심이 된 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돈이 중심이 되면서 가치 중심으로 생각하던 기준이 완전히 깨져버렸다고 생각해요."
"민주주의의 가치일지 가족의 가치일지 사랑의 가치일지 모르겠는데 그 모든 것 앞에 어느 순간에 돈이 있는 거죠. 그게 사회 결정에 엄청나게 영향을 미칩니다. 사회에서 어떤 결정을 할 때, 어떤 사건 사고가 일어났을 때 사람들에 대한 존중은 완전히 사라졌고 옳은 결정인지가 아니라 어떤 게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지만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내가 어떤 아파트에 사는지, 연봉은 얼마나 받는지보다 어떤 사람인지를 궁금해하는 사회가 더 행복하지 않을까요? 조금만 다르게 바라보면 많이 벌고 많이 쓰는 것 말고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다른 즐거움과 아름다움도 많지 않을까요?
돈 공부를 하러 왔다가 돈보다 중요한 것을 생각해 보게 된 사람들은 84만 뷰를 기록한 이 영상에 '요즘 시대 한국에 너무 중요한 이야기를 해줘서 고맙다', '잃어버린 여유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영상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경제적 정의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언어
슈카월드의 콘텐츠를 보다 보면 유쾌함을 넘어 통쾌함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현실 경제의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고 속 시원한 대안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경제 유튜브에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건 숫자와 이론이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경제를 보는 시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낳는 사람들,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람들한테 아이를 낳게 하려는 유인을 주고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게 출산율 대책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 일회성, 시혜적 정책으로는 이들의 인식을 바꿀 수 없어요. 경제적인 전망, 기대를 바꿔줘야 해요."
"청년도약계좌 금리를 10%는 줘야 됩니다. 5~6%는 너무 낮아요. 20대 때 자산 형성을 생각할 정도면 깨어있는 친구예요. 지원해 줘야죠, 올라타게 만들어 줘야죠."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주주자본주의에 관한 이야기도 사람을 존중하는 시각이 경제 콘텐츠를 얼마나 인간미 넘치고 따뜻한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제 새해 소망이 '우리 코스피도 버블 얘기 좀 나왔으면'입니다. 집안에 가면 가훈 쓰여 있죠. 1번 보증 서지 말고, 2번 술담배 하지 말고, 3번 주식하지 마라. 만약에 정말로 우리가 그렇게 시장이 다 같이 발전하고 성장하고, 기업의 이익이 주주를 위한 돈으로 계속 환원이 되고, 성장을 모두가 공유했다면 아마 가훈 3번은 '너 아직도 주식 안 했니?' '투자 안 하는 사람과는 데이트도 하지 마라' 였을 겁니다."
공포와 비난으로 마케팅하지 않는 언어
슈카월드는 콘텐츠 소비자를 배려하는 채널이기도 합니다. 채널 소개글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누군가를 비판하거나 비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조회수를 위해 썸네일이나 타이틀에 다른 전문가 이름을 넣어 비난하거나 FOMO(Fear Of Missing Out - 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를 자극하기 위한 문구를 쓰는 채널들과 대조되는 부분입니다.
다른 채널에서는 '한국의 잃어버릴 30년', '곧 진짜 경기침체 온다, 이 자산으로 대비하세요', '이것만 사모으세요, 매년 1억 넘게 나옵니다'처럼 공포, 불안감, 조급함 등의 부정적 감정을 자극하는 문구를 주로 쓰지만, 슈카월드 코믹스의 '주식은 지금'은 주식 투자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구를 많이 씁니다.
부정적 감정을 자극하는 문구가 클릭 유도에 더 효과적인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면 광고, 낚시처럼 보여서 채널 브랜드의 신뢰도를 떨어트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슈카월드 코믹스처럼 내용 자체의 차별성으로 승부하는 문구가 지속가능하고 장기적으로 더 좋은 문구라고 생각합니다.
슈카월드 브랜드의 비전을 누구에게 어떤 언어로 전달하고 있는지, 제가 생각한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비전: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콘텐츠로 모두의 이익을 위한 경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한다.
타깃: 경제와 금융을 쉽고 즐겁게 알아가고 싶은 사람들
언어: 명쾌하고 유쾌하지만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언어
슈카월드는 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따뜻한 경제 유튜브입니다. 경제와 투자를 알아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선한 영향력이 언어로 잘 전달되는 채널입니다.
언젠가 주식 라이브 방송을 마무리하며 '너무 주식 생각만 하기 보다는 오늘 하루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면 좋겠다'고 했던 슈카 님의 멘트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슈카월드 채널과 함께 우리나라 경제도 개인 투자자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