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지 않은 한 모금이 남긴 힘
커피를 중단한 지 나흘째.
오늘 아침은 유난히 버거웠다.
두통은 조금 덜해졌지만, 마음속 갈증은 점점 커졌다.
머릿속에서 검은 악마(검은 커피천사)가 주위를 빙글빙글 돌면서 계속 속삭였다.
“딱 한 모금만 마시면 괜찮아질 거야.”
점심 무렵, 카페 앞을 지나가는데
진한 원두 향이 바람에 실려왔다.
순간 발걸음이 멈췄다.
유리창 너머로 얼음을 가득 담은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반짝이며 날 부르고 있었다.
손끝이 저절로 주머니 속 카드 지갑을 만졌다.
하지만 나는 결국 문을 열지 않았다.
커피 없는 하루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유혹을 뿌리치고 돌아서면서
가슴 한켠은 허전했지만,
동시에 작은 승리감이 피어올랐다.
저녁이 되어도 여전히 커피 향이 떠나지 않았다.
그 한 모금이 주는 달콤한 위안이
얼마나 큰 힘이었는지 새삼 알게 된다.
나 때문에 다 같이 시작한 팀원 한 명이,
회의를 갔다가 제공되는 커피를 혹해서
한 입을 마셨다고 하면서, 나에게도 조금 권유를 했다.
그러나 오늘은 버텼다.
비록 흔들렸지만, 끝내 마시지 않았다는 사실이
스스로에게 주는 보상이었다.
첫 번째 고비를 넘긴 밤,
나는 깨달았다.
커피 없는 길은 결코 쉽지 않겠지만,
이 작은 승리들이 쌓여
새로운 나를 만들 것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