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 커피 대용 음료를 마시며

붉은 산미가 전해준 작은 위로

by 소소연

커피를 끊은 지 엿새째.

오늘은 커피 대신 마실 새로운 음료를 골랐다.

그동안 메밀차, 보리차, 생강차, 생강레몬차 등 많은 음료를 마셔봤는데,

수제라고 해도, 청이 들어가면 너무 달아져서 몇 번을 실패했는지 모른다.


며칠을 실패한 후 선택한 음료는

투명한 잔 안에 붉게 번져 나오는 색,

히비스커스 아이스차였다.


첫 모금을 입에 머금자

새콤한 향이 혀끝을 감쌌다.

커피의 산미와는 다르지만,

어딘가 닮아 있는 상쾌함이 있었다.

뜨거운 날씨 속에서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차가운 붉은 산미가 목을 타고 내려가는 순간,

나는 잠시 커피를 잊을 수 있었다.


그동안 커피는 내게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집중과 위로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오늘 히비스커스의 산미는

다른 방식으로 내 마음을 환기시켰다.

피곤한 오후에 작은 각성을 주면서도,

커피가 남기던 불안한 떨림은 없었다.


물론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히비스커스는 커피의 깊은 풍미 대신

자극적이지 않은 가벼운 청량감을 주었다.

그러나 이 가벼움이 오히려 나를 안심시켰다.

커피가 아니어도, 나는 이렇게 하루를 이어갈 수 있구나.


엿새째 되는 오늘,

나는 처음으로 커피 없는 오후를

조금은 덜 아쉽게 보낼 수 있었다.

붉은빛을 머금은 차 한 잔이

새로운 일상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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