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차 기록 – 커피 없는 아침, 낯선 평온함

시원함 대신 찾아온 느린 평온

by 소소연

커피를 끊은 지 일주일.
이제는 두통도 가라앉고, 몸의 피로도 한결 덜하다.
하지만 마음속엔 여전히 익숙한 허전함이 남아 있다.
늘 아침마다 얼음을 부딪히며 따라내던 소리,
잔 속에서 피어오르던 산뜻한 향,
차가운 산미가 목을 타고 내려가던 그 감각이
아직도 손끝에 남아 있다.


나는 원래 뜨거운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항상 얼음을 가득 넣은 아이스 아메리카노였다.
그 시원한 한 모금이 하루를 여는 신호였고,
새벽의 잠을 깨우는 알람이었다.
커피 없는 아침은 그래서 더 낯설었다.
잔이 비어 있는 책상 위는
마치 창이 닫힌 듯 조용했고,
그 고요가 처음엔 조금 불안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면서,
그 조용함이 오히려 편안하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커피 없이도 하루는 흐르고,
물 한 잔과 햇살만으로도 아침은 열렸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산미 대신
창가를 스치는 공기와 빛이
새로운 리듬을 만들어 주었다.


물론 여전히 오후가 되면
무심코 커피 생각이 스친다.
카페 앞을 지날 때면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에 고개가 돌아간다.
하지만 그 순간마다 나는
커피 대신 숨을 깊게 들이쉬고,
잠시 멈춰 몸의 리듬을 느껴본다.


커피 없는 일주일은
나에게 차가운 각성이 아닌
느린 평온을 가르쳐 주었다.
커피의 산미가 주던 긴장 대신,
조용히 스며드는 안정감이 찾아왔다.
아직은 낯설지만,
얼음이 사라진 잔 속에서도
나는 조금씩 나를 깨워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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