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을 넘어서 - 커피 없는 삶은 가능할까?

끊음이 아니라, 나로 돌아오는 과정

by 소소연

커피를 끊은 지 두 달째.

처음엔 이게 얼마나 갈까 싶었다.

며칠만 지나면 다시 카페로 향하겠지,

다시 그 향을 그리워하겠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지금은 커피 생각이 거의 나지 않는다.

아침 공기가 상쾌하면 물 한 잔으로 충분하고,

일이 밀려도 굳이 카페인을 찾지 않는다.

커피 없이도 하루는 흘러가고,

그 하루는 생각보다 무너질 일 없이 단단하다.


물론 완전히 ‘끊었다’고 말하긴 어렵다.

언제 다시 커피를 마시게 될지 알수 없으니까.

금주, 금연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거 같다.

가끔 주말 아침마다 브런치카페에 갈때면

커피의 향은 여전히 좋고,

달콤한 케잌이랑 커피를 먹으면 더 좋을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뒤에 오는 여러가지 어려움도 함께 느껴진다.

그 차이를 알고 나니,

커피는 더 이상 ‘필요한 것’이 아니라

‘선택 하지 않는 것’이 되었다.


커피 없는 삶은 생각보다 단조롭지 않다.

오히려 감각이 섬세해지고,

하루의 결이 다양해졌다.

아침의 공기, 오후의 햇살,

저녁의 향기와 대화의 온도가

예전보다 더 또렷하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시간의 속도다.

커피를 마시던 시절엔

늘 뭔가를 앞당기고, 당겨 쓰며 살았다.

카페인이 만든 가속의 리듬 속에서

늘 후다다닥 해치워 버린다는 느낌이 있었다.

지금은 그 속도가 내 호흡과 닮아 있다.

조금 늦더라도,

조금 덜 자극적이더라도,

나는 그 리듬이 편하다.


이제 나는 안다.

‘끊는다’는 건 완전히 멀어진다는 뜻이 아니라,

다시 나를 중심에 두는 일이라는 걸.

커피 없는 하루는 가능했다.

그리고 그 하루는 생각보다 훨씬

나를 닮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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