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기관 발굴이라는 탐험

뻔뻔한 멘트, 영업 노하우가 필요했다.

by 소소연


“이번 학기에는 새로운 봉사 기관을 기존 대비 5% 이상 발굴해야 합니다.”
회의에서 팀장님의 이 말이 떨어지는 순간, 나는 다시 멘붕에 빠졌다. ‘기관 발굴? 내가 지금 영업하러 다녀야 하는 건가? 차라리 영업으로 전향해??’ 주로 온라인 플랫폼을 상대하던 나에게 지역 기관을 발로 뛰며 찾는 일은 생소하고 낯설었다.


처음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우선 그동안 함께 봉사활동을 진행하다가, 코로나시기 이후 연결이 끊긴 단체부터 연락을 해 보았다.

메일 리스트를 조사하고, 전화번호도 다 정리하기 시작했다.

지역 이름과 봉사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며 1365와 VMS에 등록되어 있는 기관 리스트를 만들어 보고, 점검해 보기로 했다.


내가 이 일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 상대방이 거절하면 어쩌지? 첫 통화는 완벽하게 실패했다. 한 복지관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학생 봉사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는데, 상대방이 “그냥 1365나 VMS에 올리면 되는데, 굳이 다른 시스템을 쓰면서 운영해야 하는 프로그램은 관리가 어려워서 안 해요”라며 단칼에 거절했다. 수화기를 내려놓고 한숨을 쉬었다.


‘이건 내 길이 아닌가 봐.’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나는 과거 홍보 콘텐츠를 만들 때 기자나 인플루언서를 설득하던 경험을 떠올렸다. **‘이 프로그램이 왜 가치 있는지, 그들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뭔지’**를 스토리로 풀어내자고 마음먹었다.


며칠 뒤, 지역 도서관 연계 프로그램 회의를 찾았다. 담당자에게 학생 봉사 프로그램을 설명하면서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기, 독서 활동 보조 등 작은 도움이라도 큰 의미가 될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예상외로 담당자는 환하게 웃으며 “그런 봉사라면 정말 필요해요, 더 확장된 프로그램이라서 좋은 방법인 거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날의 따뜻한 반응은 내 안의 불안감을 한순간에 녹여버렸다. (하지만, 뒤에 연결되는 행정 프로세스를 잡는 것은 아주 힘들었던 건 안 비밀이다)

기관마다 사정이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도움을 나누고 싶은 마음’은 존재했다. 나는 그 마음을 학생들에게 연결하는 다리가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전공연계, 지역연계 여러 가지 특화되는 프로그램들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을 더 느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한 장애인 인권교육 및 문화 나눔 단체였다. 사무국장은 “학생들이 와서 문서만 정리해 줘도 큰 힘이 된다”라고 말했다. 그 말에 나는 그동안 ‘봉사=거창한 활동’으로만 생각했던 내 시선이 틀렸음을 깨달았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은 손길이 진짜 봉사라는 것을.


기관 발굴은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매번 새로운 곳을 찾아 나서며 나는 ‘관계의 가치’를 배운다. 누군가를 설득하는 일은 결국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다가가야 가능한 일이었다.


퇴근길, 나는 스스로에게 속삭였다.
“오늘 또 새로운 문을 열었다. 내 안의 두려움도 조금은 열렸다.”



keyword
이전 06화내가 아는 사회봉사랑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