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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 유령신부

팬심이 과하면 팬들도 화낸다

by sotha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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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후’ 뉴 시즌도 열심히 보고 ‘셜록’도 열심히 본 나로선 스티브 모팻을 꽤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존경심을 표하면서도 자신만의 색을 드러내는 모팻이라면 <셜록 : 유령신부> 역시 괜찮은 작품이 나올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 원작에 대한 애정이 지나치게 강했던 걸까. <셜록 : 유령신부>는 드라마의 교두보라기에도 애매하고 스페셜 에피소드라기엔 지나치게 세심해 도통 이해불가한 요소들을 나열한다.

1111.jpg 과거의 셜록은 '그나마' 덜 소시오패스처럼 보이기도.

물론 TV에서 방영된 ‘셜록’도 원작의 요소를 엮어가며 셜로키언들을 열광케 했다. 그러나 그때는 그 사건이 떡밥은 남기되 한 에피소드로서 완결성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편에서는 그 완결성이 현저하게 떨어질 뿐만 아니라 시즌 4에 대한 예고가 거대해서 완결성 자체를 희석시키고 만다.


홍보에 낚여서 봤다는 사람들에겐 미안하지만, 애초 ‘셜록’을 전혀 모르면서 낚시 마케팅이라는 둥, 왜 극장개봉이냐는 둥 투덜거리는 건 바보같은 짓이다. BBC(와 모팻)는 애초부터 그런 ‘낚시’를 위해 마케팅을 했으며 한국 수입/배급사도 응당 그 홍보 방식을 따랐을 뿐이다.

2222e.jpg 개인적으로는 발끈발끈하는 마틴 프리먼의 왓슨이 있어 배네딕트 컴버배치의 셜록이 빛났다고 본다.

그러나 작품 자체가 완결성이 있었다면 그런 불만은 없었을 터. 전반부의 ‘유령신부’ 사건과 후반부의 (사건의 진상말고) 극적인 진실이 엮어지면서 ‘유령신부’의 결말/해결은 몹시 흐지부지되고 만다. 앞으로 시즌 4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단순히 복선만을 위한 에피소드가 아니라면 좀 더 정돈되게 두 에피소드를 엮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물론 드라마 ‘셜록’의 팬이라면 응당 즐겁게 만끽할 순 있다. 나 역시 몇 번의 웃음과 싸늘한 긴장감을 느끼긴 했다. 그렇다고 이 작품을 스페셜 에피소드라고 인정하고 싶진 않다. 독자적인 작품이라기보다 시즌 4가 나와야 해석할 수 있는 (팬심 섞인) 별책부록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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