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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도동 Aug 17. 2021

생각 생각 생각

신한카드-가 아닌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사람은 싫다는 글

살면서 날 번뇌의 늪에 빠뜨린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을 생각하면 객관적으론 참 좋은 사람. 그러나 내 인생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날 참 복잡하게 하는 사람들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들과의 관계는 파국이었다. 내가 말하는 생각이라는 건 나에 대한 무한 고찰이었다. 


내가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이 정당한 것인가? 

내가 부족해서 이런 감정에 빠진 것일까?

원래 다들 이런 관계가 보통이라 생각하나? 

어디까지가 받아줄 선이고 폭발할 선인가?


아무리 속이 상하고 답답해도 남들에게는 잘 말하지 못한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인데 내가 어디 가서 욕을 하겠나. 내가 선택한 사람들이고 그래서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을 남들에게 욕하고 그들이 들어주며 같이 욕하는 그 행위는 결국 내 선택에 대한 질책을 받는 것이기도 했다. 단지 나 이렇게 힘든데 누가 알아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말이 아닌 다른 수단들을 참 많이 사용해 답답한 걸 해소해왔던 것 같다. 그럼에도 여전히 남는 여운으로 나는 생각의 삼각지대에 갇히고 만다.


참 힘들었다. 


그들이 내 안에 들어오기 전에 난 참 평온하고 잔잔한 물이었다. 그들은 어느새 다가와 내 표면에 돌을 던졌다. 이유는 없다. 내게서 나올 반응이 궁금했다거나 단순 호기심으로 던져본 것뿐이다. 뭐 거창한 이유가 있을 리 없다. 그 던진 돌에 난 하염없이 출렁거리기 시작한다. 잔잔하던 내가 그들 때문에 흔들려도 평온하게 뒤돌아 멀어져 버린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공기 속에 나는 웅웅 흔들린다.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 같은 반복되는 파장 속에 온 몸이 흔들린다.


떠나간 사람은 미련이 없다. 

적어도 내가 떠날 땐 그랬다. 

떠난다는 말을 참 오래도 참다가 겨우 꺼내면 참 개운했다. 그래서 날 떠난 이들도 그 기분이라 생각한다. 

단지 어번엔 내가 남겨진 물이다.

혼자 출렁거리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생각의 파도 속에서 내가 맞는지 쟤가 맞는지

내가 틀렸는지 쟤가 틀렸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지만

결국 의미 없는 행동일 뿐이다. 


답 없는 문제를 무한히 재생해봐도 그 속에서는 관계를 이어나갈 힌트는 보이지 않는다. 

그걸 깨닫는 순간 내 몸의 진동은 멈추고 

난 다시 잔잔한 물이 된다. 

대신 이번엔 돌을 던지기 전에 내가 먼저 물을 튀겨야지. 쫓아내야지.

그렇게 내 표면까지 다가와 맑은 속을 볼 사람은 점점 적어지겠지만, 일단은, 다신 흔들리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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