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도동 Jan 31. 2024

일일일글 [취미]

취미를 가진다는 건 나를 정의하는 것

-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는 순간은 항상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이다. 왜냐면 그들이 넌 누구니?라고 내게 묻기 때문. 대답을 하지 못할 때 곤란하다. 곤란한 순간이 없다면 나라는 사람이 누군지 생각해 볼 기회가 적어도 일상에선 흔하게 주어지진 않는다. 곤란한 순간을 오히려 기회로 여기자.

- 요즘의 나는 70% 정도는 정의된 듯하다. 누구세요? 하고 물으면 줄줄 말할 수 있다. 저는 집순이예요. 집을 좋아하거든요. 집을 정리하고 가꾸는 걸 좋아해요. 좋아하는 브랜드는 다이소와 이케아예요. 하루 중 제일 많이 들어가는 어플은 오늘의 집이고요.  고양이들 덕에 청소하는 것도 좋아하게 됐어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 제 유튜브엔 브라이언 영상이 많이 뜹니다. 오늘은 집에 있었어요. 뭐 했냐고요? 스킨엔젤이 잘 늘어져서 행잉볼로 만드려고 코케다마라는 걸 만들었어요. 집에서 흙 만지기 쉽지 않은데, 저는 매일 만지는 것 같아요- 이렇게요.

- 지금은 쉬운 걸 왜 예전엔 그렇게 못했을까 생각하면, 취미가 없어서다. 우리는 돈을 왜 벌고 있나. 싫은 사람들 속 궂은일 참아가며 돈을 왜 버느냐고.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식비와 기타 생활비를 내야 하니까-로 끝나는 이유는 슬프다. 힘들게 돈 버는 목적이 나를 사육하는 것과 다름없다. 힘들게 번 돈, 거창한 취미를 가지라는 말은 아니다. 적어도 나를 정의할 수 있는 작은 재미 한 가지 정도는 살 수 있지 않을까 고민이라도 해보자. 나를 알게 된 후엔 거지 같은 세상이 조금은 재밌어지니까 말이다.


-  하루 끝 빵집에 들러 맛난 빵 하나 사 오는 것도 취미가 될 수 있겠다 생각하며 취미의 글 마침.

작가의 이전글 일일일글 [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