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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도동 Feb 02. 2024

일일일글 [예쁜 하루]

유독 예쁜 날이 있었다면 그건 내가 만든 걸지도 몰라

- 1일은 그 자체로 동기가 된다.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1월, 1일, 월요일에는 새 마음 새 뜻을 가지고  각자의 것을 열심히 하는 날이다. 나도 그렇다. 새해를 맞은 내 목표는 그냥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1월은 그냥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예행 기간을 가졌다면, 2월 1일은 그냥 하는 사람으로 거듭나 조금 더 디테일함을 가지게 되는 날 같다. 그래서 내겐 1월의 1일보다 2월의 1일이 조금 더 새해 같다.

- 1일이 된 기념으로 그냥 기록하던 나에게 수첩을 사 주었다. 모든 내용을 한 수첩에 적었다면, 이번엔 내용별로 다른 수첩에 기록하기 위해서다. 이 수첩은 그날 있었던 일을 적는 용도다. 나는 어제 하루동안 이 수첩의 첫 장에 가장 이쁜 내용들을 적기 위해 하루를 열심히도 느꼈다. 그러니 보이더라. 똑같이 흘러가는 하루라도 내가 가진 집중도에 따라 그것들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하루하루의 형태는 온전히 나에게 달린 것이었다.

- 그래서 재밌는 발견을 했다. 나는 이출을 좋아하지 않는데, 합정역 가는 길은 왜 편안한지. 빵냄새 때문이 이다. 어릴 적 엄마 손 잡고 마트에 가면 항상 맡던 커피번 냄새와 버터 가득한 패스츄리 냄새. 나를 무장해제 시키는 냄새다. 합정역 2번 출구로 가는 역사 내엔 향긋한 편안함이 가득하다. 기록하기 위해 집중해서 살다 보니 오늘이 꽤 예쁜 하루가 됐다.

- 어릴 때 엄마 따라가던 교회. 목사님은 항상 이렇게 기도하셨다. 하나님 아버지 제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는 지혜를 주시고, 용기를 주시고, 끈기를 주십시오. 개인적으로 교회가 운영 관점으로 교인들을 대하는 측면이 없잖아 있다 보니 여러 말들이 많지만, 기도 방식은 좋다. 소원을 이루어달라고 하나님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이룰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한다. 그래, 모든 건 사실 나에게 달린 거다. 똑같은 하루도 내가 어떻게 사는지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듯 말이다.


- 오늘은 2일이지만 항상 1일처럼 살고 싶은 바람을 담아 예쁜 하루에 대한 글 마침.

- 표지 일러스트 출처 : 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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