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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춘노 Dec 10. 2021

벌써 일 년

브런치를 시작한 지도 1년이 되었다

  호감이 생기면 사람을 만난다. 아니 처음에는 그냥 만나 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이 어떠한 모습이라 하더라도 시선을 돌리게 되는 순간. 주목한다. 그리고 관심을 두고, 사랑하게 된다. 앞뒤 잘라서 보면 호감이 있어야 사랑이라는 것도 가능한 것이다.

  뜬금없는 사랑을 논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사랑을 논할 자격이 없다고 느끼면서 사는 40대 남자니까. 그래서 그런 고차원의 이야기는 할 수 없다. 단지 오늘은 내가 처음으로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1년이 되는 날이다. 아마도 자축을 위한 글이며, 평소와는 다르게 나의 글을 읽어주시는 작가님들께 감사의 말을 남기는 지극히 사적인 시간이다.      


  나의 브런치 시작은 너무 단순했다. 당시는 휴직한 상태였고, 복직 준비하며 병원에 관한 글을 써놓고도 이렇게 휴직을 마무리한다는 것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내 글을 노트북에 묵혀 두는 것은 보단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했다. 미리 써둔 글이었고, 목차까지 있던 글이었기에 한 번에 통과는 했다. 그러한 통보를 운전 중에 받고, 그날 바로 글을 올렸다.      

  <나의 병원으로 초대합니다>라는 글을 시작으로 오늘까지 119편의 글을 올렸다. 구독자는 신경 쓰지 않으면서 1주일에 1편의 글을 올리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나의 첫 구독자는 당시에 나를 인터뷰해주시겠다고 연락이 왔던 <이온겸의 문학방송>의 이온겸 낭송가였다. 작가도 아닌 나를 크리스마스이브에 인터뷰를 위해서 사전 청취 중에 의리로 구독해주신 첫 구독자. 그 시작으로 그렇게 1년이 되었다.     

 

  나의 호감으로 브런치를 시작하였고, 작가님들의 관심으로 지금까지 이어왔다.  

    

  처음에 브런치를 시작하고, 주변에 지인들은 사실상 나를 위로하듯 이야기를 했다. ‘너무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시작했으면 좋겠다. 왜냐면 그렇게 관심받지 못할 수 있으니, 너만의 글을 쓰면서 만족하라’고 말이다.

  그 말은 맞았다. 브런치를 시작하고, 정말 많은 작가의 글을 읽어 보았다. 어느 면에서는 생각이 겹치기도 했고, 같은 공무원 아니면 사회복지 관련 일을 하면서도 그 깊이가 다른 글을 접하면 내 글은 유치한 일기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만의 글은 아직 진행 중이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는, 글을 읽는 모든 작가는 모두가 관종이다. 정확히는 자신의 책을 출판하는 것이 최종 목적일 것이다. 물론 전문 작가도 여러분 계시지만, 다양한 직종에서 글쓰기를 하면서 나름의 꿈을 키우는 미래의 관종이다.

  나는 앞으로도 글을 계속 써나갈 것이다. 아마도 어쩌면 글을 쓰는 나를 이미 사랑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렇게 널리 알리기 위해서 브런치를 하고 있진 않을까? 

  1년이 되는 이 시점에서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다시금 감사함을 느낀다. 부족한 글을 읽고 관심을 주신 작가님들에게 말이다. 그리고 나도 그분들의 글을 읽고 호감을 느끼고 있음을 살짝 고백하면서 1주년을 자축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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