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발자국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2021년을 마무리하며
나이 스물.
나이 서른.
어느덧 내 나이 마흔.
마흔을 맞이하면서 눈이 오는 날. 무심코 내 발자국을 돌이켜 보았다. 20대를 맞이하면서는 어른이길 바랬고, 30대에는 바빠서 나이가 가는지도 몰랐다. 입사 때까지는 뒷자리를 기억했는데, 어느 순간 그냥 모른 척했다.
내 나이는 다 어디로 갔을까? 흩어진 2021년의 365일처럼 낱알로 어딘가 버려진 기분이다.
감회가 남다른 것도 아니다. 마흔이 오면 적어도 내가 크게 변할 것이라고 믿었건만, 딱히 이룬 것이 없이 나이만 먹어서 슬프고 서럽다는 것 빼곤 말이다.
최근에는 특히나, 2021년에는 12월이 오지 않기를 기도했다. 이후에 그냥 인생을 뚝 잘라서 버려도 좋으니 사라졌으면 했다. 그런데도 와버린 12월 31일이 있고, 2022년이 기다린다.
12월 31일.
특별할 것 없는 하루다.
저녁에는 야근도 해야 하며, 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서는 순간 자정이 돼버릴 것임을 알기에 툴툴 잊고 소주나 한 잔 마시고 잠들면 딱 좋은 날임에도 조금은 기분은 잡아본다.
특별하지 않겠지만, 내일 눈을 뜨면 새로 산 다이어리에 뭔가를 적어보려 한다. 그것이 내 신년의 각오이며, 40대의 첫 일정임을 알기에 차분하게 오늘을 보내려고 한다.
어디까지 이어질 내 발자국을 꾹꾹 눌어가며 눈밭을 걷고 또 걷는 것이 인생이라면 또 어쩔 수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