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복지와 인생을 생각해보면
나는 공무원이다.
그리고 사회복지를 주된 업무로 해왔다.
대략 8년이라는 근무 경력이라면 어딜 가나 중추적 뼈대 역할을 하는 위치지만, 이른바 경력
단절이 나에게는 존재한다.
휴직.
그만두려고 했던 휴직 상태에서 복직했던 시기는 대략 1년 전이다. 복직 후에는 등본을 발급하는 민원대에서 업무를 봤다. 남들은 편하다고 생각하는 그 자리에서 어쩐지 불편함을 느꼈던 이유는 사회복지가 천직이라는 사명감 때문이 아니었다. 아마 다른 사람이 바라보는 시선에서 내가 했던 업무를 지켜봤기 때문이다. 마치 티브이에서 사회복지 담당자들의 업무 다큐를 보는 느낌처럼 말이다.
사회복지를 하면서 글을 쓰고, 조촐하게 책도 만들었다. 지금은 소소하게 나의 감정을 정리하는 입장에서 글을 조금씩 올리고 있다.
하지만,
사회복지를 주제로 글을 쓰기 싫었던 이유는 무엇일지. 책을 만들어주는 곳이 복지 관련 기관이기에 그러한 주제로 내용을 담았지만, 결과적으론 복지 이야기는 비중이 적었다.
최근에는 선배 한 분이 나에게 본인이 사례 수기를 써서 좋은 소식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올해에 시도해보라는 권유가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은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길게 이야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사실 내가 생각하는 복지는 연기였다.
누구나 생각하는 따뜻함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누군가와 자신의 감정을 감춰야 하는 누군가의 서로 다른 입장에서 오는 무언가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다.
한때는 뿌듯함도 있었다. 그러나 해가 지날수록 감정의 소모가 심해지는 직업에 회의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사회 복지가 밝은 면만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명절이라는 것은 누군가에나 풍성하지는 못하다. 그렇기에 우리가 있지만, 그 분노까지 담아서 폭언하는 사람들로 인해서 매일 아침 출근하는 마음이 불편하다. 아니 두렵다. 손등이 시리게 떨릴 만큼.
나는 공무원이지만,
사회복지를 주된 업무로 하고 있지만,
나도 인간이다.
과연 나의 힘든 마음은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하는 것일까? 역시 그것을 못 견디겠으면 그만두는 것이 옳은 일일까? 지친 몸과 마음을 약으로 이어가는 자신을 보면서 씁쓸하게 고민해본다.
그리고 밝지 않은 사회복지 이면에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