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양이가 사는 방법

소돌항 맛집(?)에서 넉살 좋은 고양이를 만나다

by 이춘노

‘요 녀석 봐라~!’


타박타박 발걸음도 당당한 노란빛 거냥이(거대한 고양이 = 살찐 고양이)가 걸어왔다. 치즈 냥이가 꼬리를 세우고 점심 무렵 항구에 나타났다. 사람도 무서워하지 않는 저 당당함은 분명 보통 길냥이의 포스는 아니었다. 거의 타국을 이기고 들어오는 점령군의 행진 같았다.


‘소돌항’

이름만 들어서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아마 ‘강릉 주문진’이라고 하면 대충 위치는 가늠할 정도일 것 같다. 복잡하고 시끌시끌한 분위기가 싫은 사람은 한 번은 추천하고 싶은 소돌항. 일렬로 쭉 있는 작은 회 센터들은 어찌 보면 노상 횟집에 지붕만 있는 조촐한 분위기이다. 이곳은 아침이면 고기잡이 나간 소형선박들이 해산물을 파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회 센터를 지나면 바닷가 쪽으로 방파제와 등대가 보이고, 동해의 시원한 바다색이 소박한 장관을 이루는 정말 조용한 항구이다.

그곳에 고양이는 뻔뻔하지만, 귀엽게 회 센터 한 자리를 차지한다. 타깃은 연인들이다. 싱싱한 횟감을 즐기는 연인 앞에 엉덩이를 깔고 지긋이 쳐다본다.


‘집사야. 밥 줘라~’


딱 그 도도하면서 애처로운 눈빛으로 횟감을 갈구하는 모습을 보면, 결국은 횟감 하나를 놓아준다. 그러자 날름 먹어 치우더니, 다시 쳐다본다.

‘짜식 먹었으면 다른 테이블로 갈 것이지. 너무 쳐다본다.’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뻔뻔하지만, 대담한 태도에 감탄했다. 이놈의 거냥이는 이제 앞발을 남자의 발에 톡톡 건들면서 다음 먹이를 달라고 투정을 부렸다. 내가 지켜본 5분 동안 녀석은 무려 다섯 점에 두툼한 횟감을 입에 오물오물 씹고 있었다.

마치 <주유소 습격사건>의 무대포 역할의 유오성 배우가 생각났다.


“난 한 놈만 패!”


웃긴 녀석인데 정이 가는 것은 왜 그럴까?

잠시 방파제와 등대를 향해서 걸으면서, 항구는 작지만 소박한 분위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입구도 작고, 주차장도 작고, 회 센터는 여느 노상 횟집 같은 규모기에 가능한 것들, 고양이도 지나가다가 밥을 얻어먹을 수 있는 정이 있는 항구. 아마 그 치즈 거냥이도 자신의 이점을 최대한 발휘한 것 아닐지? 배울 것이 제법 있는 지혜고 깡이다.

다시 차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금 녀석을 보았을 때는 다른 테이블에 손님에게 머리를 내밀며 쓰담쓰담을 허락하고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두툼한 앞발로 툭툭 거리면서 반협박성 삥(?)을 뜯고 있었다.

혹시나 소박하게 횟감을 먹으며, 길냥이에게 접시가 털릴 각오가 된 사람이라면 나름의 ‘소돌항 맛집’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지. 소심하게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