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서 빛을 보며 걷다

복직을 하면서 느낀 나의 일상

by 이춘노

갈증이 났다.


안 마시던 양주를 스트레이트로 서너 잔과 제법 오른 가격의 광어회 한 접시에 왕뚜껑 컵라면을 먹고서, 기대듯 누워서 잠들었다. 그야말로 스르르 잠들었다. 해가 떠 있을 때 마셨는데, 눈을 떠보니 저녁 8시였다. 아직 머리가 멍했지만, 검정 모자를 눌러쓰고 천변을 걸었다.


밤늦은 시간에 걷는 천변의 자전거 도로 한산했다. 그렇지만 아침부터 쏟아진 느닷없는 폭우에 습기를 잔뜩 머금은 늦여름 꼬장에 더위를 내뿜고 있었다. 그래도 걷다 보니 이미 과식한 배가 흐르는 땀과 걸음 수만큼 소화되고 있었다. 오분이 지나고, 삼십 분이 넘어서자 걷기가 편해지고, 다시금 차분한 위장으로 돌아왔다.

정말 오랜만에 마시는 술이다. 정확히는 혼술은 휴직을 하면서 먹지 않으려 했다. <불편한 편의점>을 읽고는 옥수수수염차를 마셨지만, 금요일에 복직을 했다. 그리고 오늘은 주말에 나와서 인수인계를 받고서 조촐한 자축 파티에 남은 양주를 다 비우고, 잠이 들었다.


두 번의 휴직의 틈에서 나는 술로 잠을 이루는 알콜릭 수준의 술을 마셨다. 하루에 소주 한 병을 마시면서 이루지 못하는 잠을 술에 의지해서 억지로 잠들었다. 그것을 약으로 대체하고서 다시금 잠들었던 것도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것은 아니다.

6개월 만에 다시금 일을 시작하면서 주변에 밝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웃었다. 아마 조금 과한 적극성이 부자연스러울지 모르지만, 요란스러운 모습은 잠들기 전에 살짝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복직하면서 과몰입하지 안기로 마음먹었는데, 기쁜 마음에 추억은 아님에도 마지막 술 병에 잔을 다 비웠다. 조촐한 복직 축하주이다.


목이 탄다.

그래서 걷고 돌아와서는 생수 한 통을 다 마시고도, 목이 마르다. 그리고 차분하게 글을 썼다. 정말 대강 살아보겠다고 다짐했건만, 마셔버린 물만큼 타는 목을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어찌하겠는가? 그래도 살아가야함을 알기에 글로 내 타는 목마름을 기록해본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일을 하고, 옥수수수염차를 마시고, 책을 읽고, 글을 쓴다. 그리고 걷는 것뿐이다.


걷다 보니 보이는 저 먼 곳에 빛을 보였다. 나의 유일한 운동이자, 희망이 저곳이 있으니 다행이다. 그래도 어둠에 빛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아니었다면, 얼마나 무서웠을까? 아마 나의 갈증이 해결되는 순간이 오면, 참 좋은 결론이 올 것임을 알기에 오늘도 무작정 걸어 봤다. 빛을 바라보면 말이다.



* 덧붙이는 말


개인적 알림은 잘하지 않지만, 글 읽어주시는 작가님들께 알려드립니다. 일종에 편지를 여러분께 올립니다.


저 복직했습니다. 아마 지난 두 달. 거의 매일 글을 올리다가 좀 횟수가 줄겠지만, 단단해진 마음과 경험으로 나머지 횟수를 알차게 써보겠습니다.


좀 외로웠습니다.

조금은 더 힘들었고.

사람들 보는 것도 서툴지만.

어두운 글에서 희망을 그려 보려 합니다.


지금처럼 함께 글동무 돼주실 거죠?

관종답게 관심은 하트로 마음은 댓글로.

저는 그 마음 좋은 글로 보여드릴게요.^^


항상 읽어주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이춘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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