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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춘노 Aug 31. 2022

나는 이런 글을 쓰고 싶다

거미 <해줄 수 없는 일> 뮤비에 이청아처럼

  글쟁이들은 각자 스타일이 있다. 아마 이것은 배웠던 것이 습관처럼 굳어 버린 버릇 아닐지 모르겠다. 처음 내 글을 접한 출판 멘토님께서 하신 말씀이 딱 그랬다. 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이상하게 읽게 되는 것은 있는 장점이 있다는 말. 물론 각종 비문이나 문법적 오류는 혼나고 들었던 당근 같은 말이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마 어릴 적에 접했던 책의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많이 고치려고 하지만, 어릴 적 접했던 일본 작가 영향이 있는 듯하다. 전문 작가 교육을 받은 처지도 아니기에 쉽지는 않겠지만, 좋은 글쓰기를 위해서 잘 쓰는 사람에게 글을 보이는 시도부터, 내 작가 도전이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 브런치라는 것도 일종의 모험이 아녔을지. 

  그런데도 모든 작가가 도전하고 있는 브런치에서도 내가 쓰고 싶은 글의 스타일이 있다. 문학적 이론으로 딱 설명하고 싶긴 하지만, 나는 나답게 영상 하나로 떠올렸다.  

    

  2015년쯤 나온 거미의 <해줄 수 없는 일>이라는 음악이 나오면서, 뮤직비디오에 배우 이청아가 나온다는 말을 들었다. 내용은 간단하다. ‘실연의 여주인공’ 연기이다. 카페에서 갑작스럽게 이별 통보를 받고, 카페를 나와 전철역 개찰구를 지나 승차장까지 가는 주인공의 심정을 담담하게 ‘롱 테이크’로 담아냈다.

  아마 유명한 노래다 보니 한 번은 봤을 법한 뮤직비디오다. 못 본 분이 있다면, 잠시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감상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왜 뮤직비디오를 이야기했을까? 무슨 글을 쓰고 싶은 건데?     


  나는 어려운 글쓰기는 일단 사절이다. 어려운 말을 쉽게 풀어쓰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글이고, 누구나 쉽게 접하고 읽었으면 하는 것이 내 글의 목표이다. 혹시 뮤직비디오를 봤을지 모르겠지만, 참 담백하게 그려낸 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것도 시간의 흐름까지도 놓치지 않는 ‘롱 테이크’ 기법으로 쭉 이어서 찍는다는 것은 보기에는 편해도 참 어려운 일이다. 


  사실은 내가 하려는 글쓰기 목적은 어려운 일이다. 일기처럼 툭툭 써 내려가지만, 일반적으로 써 내려가면 아무런 감정이 담기지 않는 것. 이청아의 섬세한 연기력이 없으면 감히 소화하기 어려운 촬영 기법이다. 거미의 호소력 짙은 음색과 평범한 듯 이어진 영상과 복잡한 심경을 연기한 이청아가 있었기에 가능한 뮤직비디오. 

  난 그런 글을 정말 쓰고 싶다. 아마 정식 작가가 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글이 타인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만족할 것 같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상향이다. 아직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라서 수련이 필요하다.      

  그래서 오늘도 책을 읽고 있다. 되도록 매일 글을 쓰고 있다. 또 항상 고민하며 무슨 글을 쓸지 생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과거의 내 글을 다시 보고 있다. 부끄럽지만 아직은 부족한 것 같아서 앞으로 그렇게 되고 싶다는 희망을 섞어서 글을 써봤다. 나의 한 편의 뮤직비디오 같은 글은 언제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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