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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춘노 Jan 15. 2023

글동무님 지금 글 쓰고 있으시죠?

광명시  <글로쓴>에서 모인 복서원 7기 글동무들

  나에게는 보다 나이가 많은 동무들이 있다. 2019년 오송에서 1년 간 초보자들이 책을 만들기 위해서 한국보건복지인재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만남이다. 정말 우연한 인연이랄까?

이른바 <복서원>이라는 사회복지 글쓰기 프로그램에 참석한 각 지역의 사람들이었다. 처음에 책을 만드는 것까지는 몰랐지만, 우연하게 공문으로 참여 방법을 접하고 고심 끝에 지원을 했다. 이것도 나름 선정 기준과 심사가 동반된 결과로 전국에서 15명이 모였다. 단순하게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역과 나이, 출신도 다르지만, 사회복지라는 타이틀로 대뜸 출판 계획서부터 작성해야 했다. 그렇게 3월부터 12월까지 초고와 퇴고 그리고 편집 수정을 거쳐서 비매품이지만, 자신에 이름이 담긴 책을 가질 수 있었다.


  사실 처음에 나는 30대 중반이면 적어도 나이로 중간은 하겠거니 하고 참가했다. 그런데 첫날 자기소개를 하면서 내가 제일 막내라는 것을 알고는 당연하게(?) 총무를 맡았다. 그렇게 사회에서는 감히 같은 테이블에서 대화하지 못할 직급을 가진 예비 작가들과 늦은 밤까지 글로 대화를 나누고, 앞에서 부끄러운 초고를 큰 소리로 읽었다. 그리고 날 부르는 호칭도 총무님, 아니면 글동무가 되었다. 무척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어찌 되었건 글을 썼고, 결과물은 나왔다. 그중에는  정식으로 출판을 하신 분도 있으며,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활동 중이시다.


  그렇다면 나는(?)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서 언젠가 정말 작가가 되길 기다리면서 내 마음을 다듬는 중이다. 그러던 중에 2020년에 한 번 부산에서 모이고, 그 동무들 중 일부를 광명에서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시간을 비우고, 먼 길을 다녀왔다.

광명 <글로쓴>은 우리 최주영 글동무님이 하시는 공방이다

  광명역 근처 <글로쓴> 공방에서 복지사가 아닌 멋진 글을 쓰시는 글동무님을 기준으로 부산에서 인천에서 남원에서 시간을 내서 모였다.  아마도 이곳이 우리들의 새로운 아지트가 되겠지? 대화를 나눌수록 정말 내가 대단한 분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와중에 출판하신 책을 실물로 보니 더 마음이 든든했다.

  연배가 한 참 선배님들 눈에는 나의 글은 어떤 모습일까? 2019년 조촐한 출판 기념식에서 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제가 여기서는 제일 막내니까. 작가님들 보다는 한 권 더 책을 낼 수 있겠죠?"


  과한 욕심이 입 밖으로 나온 것일까? 30대 중반에서 마흔이 넘는 지금 시점에서 나를 돌아봤다. 아직은 글로 이룬 것은 없지만, 그래도 늦었다고 생각할 무렵에 시도했던 2019년의 나에게 칭찬을 해야겠다. 그렇게라도 시작했으니, 미래의 나를 꿈꿀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구나.

 

  그리고 보고 싶어졌다. 당시에 모두의 글동무들이 말이다. 

  다시금 읽고 싶다. 나의 동무들의 생생한 글을. 

  그래서 묻는다.


"글 동무님들 아직 글 쓰고 있으시죠?"


"보고 싶습니다. 막내가 부르면 오실 거죠?"


  다음에는 초여름 전에 내 고향에 초대를 하겠다. 공지를 했다. 막걸리에 여러 안주삼아 시간을 보내도 글이라는 주제로는 이번처럼 즐거울 것 같으니까. 무척 기대가 된다. 



모르는 사이에 나온 책. <나는 오늘도 좋아지고 있다>
기념 선물 감사합니다.
컵 마음에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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